바이오가스 생산 부담 줄었다는데…양돈농가 “글쎄”

정부, 관련법 시행령 완화
의무 대상자 절반 이하로 줄어
과징금 감면 유예 조항도 포함
업계 “어려움 여전…건의 지속”

양돈농가가 의무적으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도록 하는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바이오가스법)’이 지난해 12월31일 시행됐다. 사진은 경기 양주의 한 양돈농가.

양돈농가가 일정 규모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도록 해 생산자 반발을 불러왔던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바이오가스법)’이 지난해말 시행됐다.

대한한돈협회와 축협 등 생산자단체 반발로 바이오가스 의무생산자 기준과 과징금 부과 기준이 당초 정부 계획보다 완화됐다. 하지만 현장 적용 때 현실적인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갑) 등이 발의해 2022년 12월30일 공포된 ‘바이오가스법’은 지난해 12월31일 시행됐다. 이 법은 2026년부터 양돈농가와 가축분뇨처리시설 등에 바이오가스 생산을 강제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구체적인 생산 목표율과 민간 의무생산자 범위는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4∼6월 ‘2만마리 이상’ 사육하는 양돈농가, ‘1일 처리용량 100㎥ 이상’의 가축분뇨처리시설 등을 민간 의무생산자로 규정한 하위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하지만 당시 축산업계에선 현실과 맞지 않는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했다.

이후 한돈협회 등은 정부 등을 대상으로 농정활동을 지속했다. 그 결과 환경부는 ‘바이오가스법’ 시행일에 앞서 지난해 12월26일 민간 의무생산자 범위 등을 기존보다 완화한 시행령을 공포했다.

시행령에 따르면 민간 의무생산자는 ‘2만5000마리 이상’ 사육하는 양돈농가와 ‘1일 처리용량 200㎥ 이상’인 가축분뇨처리시설이다.

이처럼 기준이 완화되면서 민간 의무대상자로 분류되는 양돈농가수는 기존 정부안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9곳, 가축분뇨처리시설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18곳에 그칠 것으로 파악된다.

시행령에는 또 양돈농가 등 민간 업체들이 바이오가스 의무생산을 시작해야 하는 2026년 1월1일까지 환경영향평가나 폐기물처리업 인허가 과정이 지연돼 생산시설을 설치하지 못하면 과징금을 2028년 12월31일까지 감면 유예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민간 의무생산자들의 바이오가스 생산시설 설치 비용을 우선 지원하는 조항과 규제를 재검토하는 조항도 신설돼 양돈업계 주장이 일부 반영됐다는 평가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정부에서 양돈업계 주장을 상당 부분 반영했으나, 의무 대상에 지정된 양돈농가들은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의 불합리성이나 현장 어려움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