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베일 벗은 현대차 ‘AAM’ 2028년부터 하늘 길 연다

라스베이거스=노해철 기자 2024. 1. 10. 04: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슈퍼널, AAM 차세대 기체 'S-A2' 실물 공개
조종사 포함 최대 5명 탑승···시속 200㎞ 운항
'틸트로터' 추진 방식으로 안전성·효율 확보
AAM 생태계 구축 위한 글로벌 협력 확대
슈퍼널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AAM 차세대 기체인 ‘S-A2’의 실물 모형을 최초 공개했다. 사진 제공=현대차
[서울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시속 200㎞의 속도로 도심 하늘 위를 누빌 차세대 미래항공모빌리티(AAM)의 실물을 최초 공개했다. 항공 기술에 현대차만의 자동차 제조 ‘DNA’를 접목해 완성도 높은 안전성과 디자인을 확보하며 기존 경쟁사와 차별점을 뒀다. 추가 연구개발을 거쳐 2028년부터 상용화해 AAM 생태계 구축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독립 법인인 슈퍼널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AAM 차세대 기체인 ‘S-A2’의 실물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2020년 CES 당시 첫 비전 콘셉트인 ‘S-A1’을 제시한 지 4년 만에 새로 선보이는 모델이다.

신재원 현대차·기아 AAM본부장 겸 슈퍼널 CEO는 이날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이번 신규 기체 공개는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슈퍼널과 현대차그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최적의 시점에 최고의 기체’를 선보인다는 전략을 이어가고 관련 업계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AAM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S-A2는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기체로, 조종사를 포함해 총 5명이 탑승할 수 있다. 전장 10m, 전폭 15m 규모다. 기체는 8개의 프로펠러(로터)를 장착한 주 날개와 슈퍼널 로고를 본뜬 V자 꼬리 날개, 탑승 공간으로 구성됐다.

S-A2는 프로펠러가 상황에 따라 상하 90도로 꺾이는 ‘틸트 로터(Tilt-Rotor)’ 추진 방식을 적용했다. 이착륙 시에는 양력을 얻기 위해 로터가 수직 방향을 향하다가 순항 시에는 전방을 향해 부드럽게 전환하는 장점이 있다.

수직 이착륙 시 8개의 로터 중 전방 4개는 위로, 후방 4개는 아래로 기울어지는 구조는 슈퍼널이 업계 최초로 도입한 독자적인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수직비행을 위한 별도의 프로펠러를 필요로 하지 않고 이착륙 시와 순항 중 8개 프로펠러가 모두 추진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전력 효율을 극대화한다.

S-A2 정면. 사진 제공=현대차

슈퍼널은 S-A2 기체가 최대 400~500m의 고도에서 시속 200㎞의 속도로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S-A2는 도심 내 약 60㎞ 내외의 거리를 비행할 예정이다.

벤 다이어천 슈퍼널 CTO는 “이번 S-A2 기체는 100개가 넘는 다양한 디자인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해 얻어낸 종합적인 공학 분석의 산물”이라고 강조하며 “슈퍼널과 현대차그룹은 언제나 탑승객과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연구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S-A2의 강점은 승객 편의와 안전부터 감각적인 디자인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체의 내·외관은 슈퍼널과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본부의 긴밀한 협업을 거쳐 완성됐다. 경량화된 탄소섬유 소재의 탑승 공간은 조종석과 4인 승객석을 분리했다. 조종사가 안전한 비행에 집중하고 추가적인 수하물 적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승객이 기체에 탑승할 때에는 내부를 비추다가 내릴 때에는 바깥쪽을 향하도록 설계된 실내조명과 로터로부터 승객을 보호하는 도어 설계 등은 안전을 위한 장치다. 4인 승객석은 필요에 따라 2인석 또는 화물칸으로도 바뀔 수 있다.

기체 작동 때 발생하는 소음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S-A2 기체는 전기 분산 추진 방식을 활용해 운항 시 소음을 식기 세척기의 소음 수준인 45~65데시벨(dB)로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기아 CCO 사장은 “S-A2 기체는 슈퍼널의 항공 기술과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디자인이 만나 탄생한 ‘자동차와 항공기의 결합’의 대표 사례”라며 “언제나 승객 관점에서 생각하는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철학은 차량이나 AAM 기체에서나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S-A2 내부 모습. 사진 제공=현대차

슈퍼널은 미래 항공 모빌리티의 상용화를 위한 전방위적인 협력 구상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우선 우수한 충전 성능과 경량화, 안전성을 두루 갖춘 AAM용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의 슈퍼널 연구개발(R&D) 부문과 현대차·기아 배터리개발센터, 현대모비스가 협업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은 기체 이륙 전 안전 점검에 활용된다.

슈퍼널은 모빌리티 유관 산업과의 연대에도 적극 나선다. 전세계 항공 산업의 최상위 파트너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AAM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될 수 있는 기반을 선제적으로 다진다는 계획이다.

슈퍼널은 유럽 최대 방산업체인 BAE 시스템즈와 협력해 비행 제어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항공기 부품 생산 업체인 GKN 에어로스페이스와는 경량 기체 구조물 및 전기 배선 계통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 및 미 연방항공청(FAA)과 협력으로 교통 생태계와 AAM을 안정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한다.

라스베이거스=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