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달러의 사나이’가 현실로...로봇과 하나된 ‘수퍼파워 인간’ 나온다

라스베이거스/CES 특별취재팀 2024. 1. 1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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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4] 영화를 현실로… 신체 능력 키워주는 첨단기술

인간의 열 손가락은 서로 긴밀하게 협업해 젓가락질이나 악기 연주 같은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을 수월하게 해내는 특별한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이 중 단 하나라도 부족해지면 한 손으로 물건을 드는 것처럼 별것 아닌 것 같았던 일들이 갑자기 어려워진다. 매년 미국서만 불의의 사고로 손가락 중 하나를 잃는 사람이 4만5000명이 넘지만, 이를 보완해주는 기술은 큰 발전이 없었다.

한국 스타트업 만드로는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이런 사람들의 일상을 회복시켜줄 기술을 선보였다. 이 회사의 로봇 손가락 의수 ‘마크7D’는 남아있는 손가락 신경의 작은 신호를 인공지능(AI)이 읽어내 진짜 손가락처럼 움직인다. 무게는 불과 200g으로 하루종일 착용해도 부담이 적다. 손가락이 움직이는 속도와 쥐는 힘의 세기 등을 세세하게 설정할 수도 있다. 만드로 측은 “손가락 의수를 착용한 사람이 골프 같은 취미 생활도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번 CES에선 기계가 인간의 신체 결함을 보완해주거나, 신체 능력을 대폭 강화시키는 ‘강화 인간’ 기술이 대거 등장했다. 핵심은 사람이 의식하지 않아도 본래 우리 몸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작동하게 만드는데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기술의 한계로 어렵다고 여겨졌던 것들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AIoT(AI of Things·사물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가능해졌다.

그래픽=김하경

◇장애 보완을 넘어 ‘수퍼 휴먼’까지

루마니아 스타트업 닷루멘(.lumen)은 올해 CES에서 시작 장애인이 안내견이나 지팡이 없이 대로를 안전하게 누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글래시스’ 헤드셋을 선보였다. 자동차의 자율 주행 기술을 시각장애인을 위한 입는 스마트기기에 도입했다. 카메라 센서가 사람의 눈을 대신해 주변 사물을 파악, 장애물이 없는 안전한 방향으로 이용자의 머리를 미세하게 잡아당긴다. 안내견이 시각장애인의 손을 끌어 길을 안내하듯, 안전한 방향을 시각이 아닌 촉각으로 전환해 알려준다.

미국 스타트업 ‘원코트’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저시력자들이 스포츠 경기를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기술을 공개했다. 작은 태블릿 기기 위에 손을 올리면 스포츠 음성 중계에 맞춰 공이 어디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진동으로 구현해 전달해 준다. 청각 장애인을 위해 대화를 실시간 자막으로 바꿔 눈앞에 띄워주는 스마트 증강현실(AR) 안경 ‘젠더글라스’라는 제품도 있다.

손떨림 현상 줄여주는 '자이로 글러브' - CES 2024에서 공개된 영국 자이로 기어의 장갑 '자이로 글러브'. 파킨슨병을 앓거나 수전증이 심한 사람들의 손떨림 현상을 줄여준다. /AFP 연합뉴스

장애를 넘어 신체 능력을 증폭시키는 기술도 많다. 위로보틱스가 선보인 보행 보조 로봇 윔은 허리와 다리에 간편하게 탈·부착할 수 있는 입는 형태 기기로, 이용자의 걸음에 맞춰 다리의 움직임에 힘을 보태준다. 하이퍼쉘이 내놓은 신체 보조 외골격 장치 역시 착용하는 것만으로 30㎏의 무게를 가뿐하게 들어 올릴 수 있게 도와준다. 노인이나 장애인의 보행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고강도 노동을 하는 일반인에게 본인의 힘을 능가하는 ‘수퍼 파워’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 현실 같아지는 ‘혼합현실(XR)’

현실 세계를 가상 세계에 똑같이 구현한 것을 ‘디지털 트윈’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만지고 느낄 수는 없다. 하지만 디지털 트윈을 현실처럼 만들어주는 기술도 등장했다. 애플은 이날 XR기기 ‘비전 프로’를 다음 달 2일부터 미국 오프라인·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비전 프로 외에 메타의 가상현실(VR) 헤드셋 퀘스트3 등 하드웨어 기기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한동안 시장에서 외면받던 관련 기술 및 제품들이 다시 한번 큰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CES는 전시장에 메타버스·XR관을 별도로 구성하며 올해의 핵심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꼽았다. 미국 스타트업 어퍼런스는 XR 환경에서 인공적인 촉감을 구현해내는 장갑 기기 ‘팬텀’을 공개하고, 일본 아로마조인은 가상 세계의 환경에 맞춘 향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를 선보인다. 가상의 산속에선 이슬과 풀 냄새를, 빵집 근처에선 빵 냄새를 내는 등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조선미디어그룹 CES 특별취재팀

조선일보 ▷팀장=정철환 파리 특파원, 조재희·정한국·김성민·임경업·오로라·유지한·이해인 기자

TV조선 ▷김지아 기자

조선비즈 ▷팀장=설성인 IT부장, 최지희·고성민·권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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