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SBS 지분도 담보로 내놓는다
지주사 지분도 담보 제공 밝혀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 구조 개선 작업)을 위해 오너들이 보유한 지주회사 티와이(TY)홀딩스와 티와이홀딩스가 가진 방송사 SBS 지분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금융 당국과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전제 조건으로 요구한 오너가 사재 출연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11일 예정된 채권자협의회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수용 가능성이 커졌다. 건설업계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위기도 한고비 넘길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크아웃은 기업이 도산을 피하기 위해 채권 금융회사 지원을 받아 추진하는 재무 구조 개선 작업이다. 채권단의 75%가 동의하면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시작되는 데 부채 상환이 유예되고, 일부 부채를 탕감받게 된다. 대신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권단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 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만약 그래도 부족할 경우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리겠다”고 밝혔다.
태영그룹은 지난 3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하고, 에코비트와 블루원, 평택싸이로 등 계열사 매각 또는 담보 제공을 자구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채권단과 금융 당국은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선 기존 자구안에 더해 태영그룹 오너 일가가 추가로 사재를 출연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그동안 태영그룹 측은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며 사주 일가 지분의 담보 제공이나 매각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러나 채권단과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결국 티와이홀딩스와 SBS 지분 담보 제공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두 회사 지분을 담보로 조달할 구체적 액수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최금락 태영그룹 부회장은 “방송 기업이라 일반 기업과 달리 법적 규제가 아주 많아 실제로 매각은 어렵다”며 “담보 제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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