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가로스에 맞춰진 나달의 시계
100일의 기적은 있을까. 부상을 털고 약 1년 만에 테니스 무대로 돌아왔던 라파엘 나달(38·스페인·세계 451위)은 지난 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금 몸 상태론 (메이저 대회) 5세트 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목표는 3개월 안에 최상의 경기력 수준(best level)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14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본선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나달은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허리·엉덩이 부상 등에 시달리며 2023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그 뒤 거의 1년 만에 이달 초 ATP(남자 프로 테니스) 투어 호주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에서 공식 대회 단식 복귀전을 소화했다. 대회 32강전부터 2연승하며 경쟁력을 선보였지만, 8강전에서 조던 톰프슨(30·호주·47위)에게 세트스코어 1대2(7-5 6-7<6-8> 3-6)로 역전패했다. 당시 3세트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르기도 했는데, 지난해 6월 수술을 받은 왼쪽 허리 부위에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달은 부상에 대해선 “미세한 근육 파열 진단을 받았는데, 다행히 예전에 다쳤던 부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나달이 언제 돌아올 것인지에 대해 ‘3개월’이란 표현을 쓴 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잘 알려진 대로 나달은 클레이(clay) 코트인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4대 메이저 대회에서 총 22회 정상에 오른 그는 프랑스오픈에서만 단일 메이저 대회 기준 최다인 14회 우승했다. 마지막 우승은 2022년이다. ‘흙신’이라 불리는 이유다.
올해 프랑스오픈 본선은 5월 26일부터 열린다. 이때까지 4개월가량 남았다. 마침 7월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종목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나달은 프랑스오픈에 앞서 4월 중순 모국에서 열리는 또 다른 클레이 코트 대회인 ATP 투어 바르셀로나 대회에 출격해 예열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3개월 뒤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먼저 몸을 푼 뒤 프랑스오픈과 파리 올림픽 제패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는 이미 테니스 선수론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다만 가장 애착이 크며 영광의 장소였던 클레이 코트에서 화려한 선수 생활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나달은 이미 올해를 끝으로 라켓을 놓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이번 복귀 무대에서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며 “남은 시즌 동안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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