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듀프리’ 中企 위장 들통… 면세시장서 퇴출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에 해외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이 붐비고 있다. /뉴스1

중소기업인 것처럼 위장해 면세점 특허(운영권)를 받고 수년간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부정하게 영업하던 면세점 사업자가 세관에 적발됐다.

9일 관세청은 김해국제공항 내 면세점을 운영 중인 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의 면세점 특허를 취소하고, 대표이사 등을 허위신고 등 관세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말 부산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는 2013년 8월 글로벌 2위 면세기업인 스위스 듀프리와 국내 기업인 토마스줄리앤컴퍼니가 합작 투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관세청은 전체 면세점 운영권 중 3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준다. 세관에 따르면 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는 2014년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대기업 참여 지분 제한이 없을 때 면세점 운영권을 얻었다. 이후 대기업이 최다 출자자인 경우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특허를 받지 못하도록 관세법이 개정되자 2019년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앞두고 스위스 듀프리의 지분율을 70%에서 45%로 하향 조정해 최다 출자자 요건을 피했다.

하지만 듀프리는 별도 계약을 통해 면세점 지분 70%를 여전히 유지하고, 운영 권한과 수익 대부분의 배당 권한 등을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 세관은 이를 ‘지분율 위장’이라고 봤다. 최다 출자자 조건을 피해 중소기업 자격으로 면세점 특허를 재취득했다는 것이다. 이에 부산세관은 지난달 말 면세점 대표이사를 부산지검에 송치하고, 김해공항세관은 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의 면세점 특허를 취소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 면세점은 오는 31일까지 재고 물품을 정리하고 영업을 종료하게 된다. 앞으로 2년간 국내 모든 면세점의 사업자 신청도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