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경제, 후대를 위한 준비”

라스베이거스/정한국 기자 2024. 1. 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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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CES서 수소 미래 비전 발표

“저희가 아니라 후대(後代)를 위해서 준비하는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 시각) 현대차그룹의 수소 미래 전략 발표 직후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수소 사회’로 전환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놓기 위한 장기 비전을 내놨다. 작년 수소 승용차·트럭 등을 중심으로 약 1만3000t(톤)에 불과한 수소 사용량을 2035년까지 300만t으로 끌어올리는 등 그룹 전체가 수소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게 핵심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4 미디어 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친환경 기술을 앞세워 ‘수소 사회’ 전환을 앞당기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뉴스1

현대차그룹이 수소 사업에 처음 뛰어든 것은 정몽구 회장 시절 때인 1998년이다. 그 이후 수소차에는 기대보다 더 큰 우려가 뒤따랐다. 최근까지도 “전기차 전환도 어려운데 수소차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은 이날 CES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래 세대’를 언급하며 전 세계에서 수소 사업을 더 확장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국가의 미래 경제 체질을 바꿀 수도 있는 일에 그룹 전체를 이끌고 도전해 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룹 전체가 도전한다

정 회장은 회장 취임 전인 지난 2019년 글로벌 협의체인 수소위원회 공동회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였다. 정 회장은 그때부터 수소경제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관심이 컸다고 한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8년 출시한 국내 첫 수소전기차 넥쏘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1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그런 상황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이날 수소차에 멈추기는커녕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수소 사용과 관련된 모든 과정에 걸쳐 핵심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전기차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2030년 이후를 바라보며 그다음 단계의 혁신을 준비하는 차원이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낯선 에너지원인 수소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에너지로 여길 수 있게 앞장서겠다는 취지다.

◇철도·항공으로 수소 쓰고 신기술로 생산도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내년 수소 승용차 넥쏘의 후속 모델을 출시하고,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분야 계열사인 슈퍼널의 비행체나 현대로템이 만드는 트램 등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국내외 자동차 공장이나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에서 터빈을 돌리거나 열병합 발전을 하는 데에도 수소 사용을 확대한다.

수소 생산과 관련해서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를 만들 계획이다. 현대차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고분자전해질막(PEM) 같은 신소재를 사용해 기존보다 순도 높은 수소를 양산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또 폐플라스틱이나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만드는 기술도 개발한다. 해외에서도 현대차그룹이 수소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 중 하나라는 점을 앞세워 각국의 수소 관련 시범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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