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건설 현장의 '게임 체인저'…HD현대, AI로 글로벌 판도 뒤집는다

라스베이거스(미국)=최유빈 기자 2024. 1. 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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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4] 바다 이어 육지의 '대전환' 이룬다
9일(현지시각)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이 CES 2024 전시관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최유빈 기자
"지난해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혁신 밸류체인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는 HD현대가 육지에 상륙해 어떻게 진보에 나설 것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은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4'의 HD현대 미디어 데이에서 이같이 밝혔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올해 CES에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육상 혁신 비전인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선포했다.

HD현대의 전시관은 ▲퓨쳐 사이트(Future Xite) ▲트윈 사이트(Twin Xite) ▲제로 사이트(Zero Xite)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인프라 건설의 종합적인 혁신 전략과 비전을 통해 국내 건설기계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대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무인 자율화 솔루션을 통한 미래 건설현장 '퓨처 사이트'(Future Xite)


사진은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차세대 굴착기. /영상=최유빈 기자
HD현대의 부스를 들어서자마자 퓨처 사이트의 거대한 무인 굴착기가 위용을 드러냈다. 4.5m에 달하는 무인 굴착기는 사고 위험이 높은 현장과 작업자를 분리해 안전을 확보한 미래형 장비다.
가장 큰 특징은 작업자의 운전 공간인 캐빈이 없다는 것이다. 운전자의 역할은 광각 레이더(RADAR) 센서와 스마트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SAVM)이 대신한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스마트 건설기계 솔루션은 주변 장애물을 인지하고 스스로 안전하게 작업한다. 무인 굴착기에 부착된 4개의 독립 바퀴형 트랙은 현장 환경에 맞춰 각도와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김동목 HD현대사이트솔루션 수석이 부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유빈 기자
거대한 스크린에는 미래형 무인 자율화 건설현장의 모습이 그려졌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토대로 현장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작업 계획을 수립하고 장비 운용, 관리 및 안전 확보를 위한 기능을 제공한다.

드론은 3차원으로 작업 현장을 스캔해 데이터화하고, AI는 맞춤형 작업 계획을 수립한다. 작업자는 숙련기술자의 행동을 학습한 머신가이던스와 머신컨트롤 기술을 통해 작업 효율을 극대화했다.

김동목 HD현대사이트솔루션 수석은 "미래의 건설현장에서 위험한 환경에서 진행되는 작업을 원격으로 제어하여 안전사고를 없애고, 반복되는 작업을 최소화함으로써 작업 효율을 극대화 하고 품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라며 "2025년 출시를 목표로 3D 머신가이던스와 머신컨트롤 등 자가 기술 개발을 심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간의 한계 뛰어넘는 원격 제어·운영 솔루션 '트윈 사이트'(Twin Xite)


관람객이 HD현대사이트솔루션 부스를 체험하고 있다. /영상=최유빈 기자
HD현대는 관람객들이 굴착기를 운영할 수 있는 가상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굴착기 조종석에 앉자 거대한 화면 아래 조종 가이드가 나타났다. 가이드에 따라 스틱을 움직이자 굴착기가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기계에는 함께 HD현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I 기반 머신 어시스턴스 기술인 '엑스에이전트'(X-Agent)가 접목돼 인공지능 기술이 생산성과 숙련도를 향상시켰다. 건설기계 특성상 네트워크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도 제약 없이 작업할 수 있도록 가상 원격 제어 기능을 지원한 것도 특징이다.

작업자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기능도 적용됐다. 자율인지판단 제어 기능으로 작업자 성향과 작업 종류 등을 고려해 효율을 극대화한 작업 순서, 경로 등을 제시한다. 비효율적인 연료 소모에 따른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물질 배출도 최소화할 수 있다.

버킷이 흙더미를 들어올리면서 시야가 가리는 문제도 해결했다.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 기술을 융합 적용한 스마트 AVM는 세 가지 화면(메인 뷰, 대시보드 뷰, 사이트 뷰)을 제공해 안전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장희봉 AI융합팀장은 "엑스에이전트는 기술은 AI 기반의 머신 어시스턴스 기술로써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미숙련자도 숙련자와 같은 생산성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개입하고 가이드를 제공한다"면서 "휠로더 운전에 익숙지 않아도 기기가 자동으로 메타 데이터를 추출해 최적화된 경로를 알려주기 때문에 손쉽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 위한 에너지 선순환 구축 '제로 사이트'(Zero Xite)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 /사진=최유빈 기자
제로사이트 부스의 스크린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HD현대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이 전시됐다. 세로로 긴 형태의 곡선형 멀티비전과 레이어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수소·전기 에너지의 생산·공급·활용 등 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수소 에너지 밸류체인은 바다의 해상 풍력 발전 단지에서 전기를 생산한 뒤 해상 그린수소 생산설비에 저장된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선박을 통해 저장시설로 옮겨진 뒤 이동식 수소충전소에 배분된다. 이곳에서 건설장비는 로봇을 통해 수소 연료를 자동으로 충전한다.

전기 에너지 밸류체인은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접이식 형태로 구축된 발전소는 강풍 등 자연 환경 변화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전기 에너지는 이동식 전기 충전 자율주행 트럭에 전달되고 작업 현장에서 로봇을 통해 전기 장비로 공급된다.

권순관 전동화연구팀 책임은 "HD현대는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로봇 등 그룹의 다양한 사업 영역에 걸쳐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탄소중립 시대에서의 경쟁력 우위를 선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동욱 사장은 "이날 전시한 기술들은 2040년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늦어도 2050년에는 상용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AI 기술 개발에 대해선 "알파고 이후 AI와 인간의 대결구도가 이어졌으나 이제는 AI가 인간을 도와 공존하는 게 중요해졌고 이같은 기조가 CES주제로 반영됐다"며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상상을 초월하기 전부터 기술을 개발해왔고 파워 컨셉션 등에 처음으로 AI를 도입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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