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침투는 우아했다… 전차군단 이끈 ‘카이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독일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었던 프란츠 베켄바워가 영원한 레전드로 이름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축구 스타들은 베켄바워의 영면을 애도했다.
베켄바워는 5일 93세로 눈을 감은 마리우 자갈루 전 브라질 대표팀 감독,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과 함께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을 모두 제패한 3명뿐인 축구인 중 한 명이다.
프랑스 '아트 사커의 창시자' 미셸 플라티니는 "베켄바워는 독일뿐 아니라 세계의 축구를 바꿔 놨다"고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수-감독으로 월드컵 우승 기록
리베로 정립… 펠레 “축구 제일 잘해”
분데스리가 함께 뛴 차범근과 각별
유족은 8일(현지 시간) “베켄바워가 전날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 향년 79세. 사망 원인은 알리지 않았다. 베켄바워는 2019년부터 건강이 나빠져 한쪽 눈 시력을 잃었고 판단력과 기억력도 많이 흐려졌다. 심장 수술도 두 번 받았다. 최근 몇 달 새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베켄바워는 선수뿐 아니라 지도자와 행정가로도 축구 역사에 거인의 발자국을 남겼다. 선수 시절 뛴 모든 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선 고향 팀 바이에른 뮌헨과 함부르크에서 뛰었다. 뉴욕 코스모스(미국)에서도 3년간 선수 생활을 했는데 입단 첫해인 1977년엔 ‘축구 황제’ 펠레(1940∼2022)와 함께 뛰었다. 생전에 베켄바워는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보다 펠레와 함께 뛴 게 내게는 더 영광”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펠레 역시 베켄바워를 두고 “같이 뛰어본 선수 중 최고”라고 했다. 국가대표로는 1974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때 서독 대표팀 주장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선수 시절 베켄바워는 수비수와 미드필더, 공격수 역할을 가리지 않는 ‘리베로’로 포지션 패러다임을 새로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아하고 경쾌한 그의 움직임은 축구사 명장면으로 남아 지금도 유튜브 등에서 감상할 수 있다. 베켄바워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를 수비수로는 유일하게 두 번 받았다. 당대 최고의 실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카리스마도 넘쳤다. 그라운드에서 때로는 거만해 보일 정도의 제스처로 동료 선수들에게 명령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독일인들은 이런 그에게 ‘카이저(황제)’란 닉네임을 붙여줬다.
베켄바워는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71)과 가깝게 지냈다. 베켄바워와 차 전 감독은 소속 팀은 달랐지만 1980∼82년 분데스리가에서 함께 뛰었다. 차 전 감독의 아들 차두리 한국 대표팀 코치가 2010년 스코틀랜드 리그의 셀틱으로 이적할 당시 취업비자를 받는 데 도움을 주려고 베켄바워가 추천서를 썼다.
메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베켄바워의 선수 시절 사진과 함께 “고이 잠드소서”라는 글을 남겼다. 프랑스 ‘아트 사커의 창시자’ 미셸 플라티니는 “베켄바워는 독일뿐 아니라 세계의 축구를 바꿔 놨다”고 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축구의 친구이자 챔피언 베켄바워는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며 추모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 “30년 넘은 노후 아파트,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 [송평인 칼럼]한동훈의 지적 소양이 멋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 이재명 퇴원…“상대 죽여없애는 전쟁같은 정치 끝내야”
- 비명 이원욱·김종민·조응천 탈당 “양심 때문에 더 못하겠다”
- 민생법안 상정도 못한 국회
- [단독]野, 당 분열 위기에 ‘준연동형 유지’ 선회… 위성정당 또 난립 우려
- 눈이 자주 피로하고 이물감이 들 때가 있다
- [단독]이재명 습격범 작년 4월에 범행 계획 정황… “붉은무리 공천 막으려 李 제거 시도” 진술
- 개 식용 금지법에 육견협회 “‘개 공화국’ 됐다…200만 마리 풀 수밖에”
- “촌놈들이 무슨 CT 찍어” 강릉 응급실 의사 폭행…의사회 “지방의료 붕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