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 ‘앱 경쟁’… 쌓이는 앱에 소비자는 피로하다
신한금융그룹이 지난달 출시한 모바일 앱 ‘신한 슈퍼 쏠(SOL)’ 가입자가 출시 닷새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이 앱은 신한금융그룹의 은행·카드·증권·라이프(보험)·저축은행 등 계열사 5곳 앱의 핵심 기능을 융합한 것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야심작이라고 합니다. 광고 모델로 요즘 대세라는 아이돌 그룹 뉴진스를 섭외하는 등 신한금융은 이 앱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금융 그룹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소위 ‘수퍼 앱’을 만드는 곳은 신한금융그룹뿐만이 아닙니다. KB금융은 앞서 2021년 계열사 6곳의 서비스 70개를 통합해 ‘KB스타뱅킹’을 출시했습니다. 이 앱을 중심으로 그룹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우리금융도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통합 앱 ‘뉴원(WON)뱅킹’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도 ‘하나원큐’를 중심으로 앱 서비스를 확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금융 소비자들의 반응은 탐탁해 보이지 않습니다. 한 시중은행을 10년 넘게 이용해 왔다는 소비자는 “새로운 통합 앱에선 적금 해지 예상 이자를 보는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결국 기존 은행 앱을 다시 켤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앱이 하나 더 늘어난 격이네요’ ‘은행들은 항상 통합한다면서 이렇게 앱 개수만 늘리네요’ 등의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나옵니다. 금융사들이 계속해서 앱을 출시하는 데 따라 누적된 피로감도 적지 않다고 호소하는 고객들도 있습니다. “이러다 스마트폰에 금융 앱만 10개가 깔리겠다”와 같은 불만입니다.
금융사들이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금융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오히려 커진다면 문제입니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 기업이나 인터넷 전문 은행들이 플랫폼 경쟁에서는 이미 시중은행들을 앞서서 달리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는 몰라도 고객을 테스터로 쓰지 말고 제대로 만들어서 내놔라.”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한 고객이 남긴 리뷰입니다. 디지털 혁신을 외치는 금융사들이 새겨들어야 할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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