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혹한기 오나

이정구 기자 2024. 1. 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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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4분기 영업이익 반 토막

국내 최대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전 분기의 절반 아래인 3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 배터리 판매가 하락 등 배터리 업계 전반에 드리운 시장 둔화 현상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LG엔솔은 작년 4분기 매출은 8조14억원, 영업이익은 338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4분기(2374억원)보다 42.5% 증가했지만, 전 분기(7312억원)와 비교하면 53.7% 줄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급증한 데는 2023년부터 반영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세액공제(APMC) 2501억원이 포함된 것이 큰 이유였다. AMPC는 미국에서 생산·판매하는 배터리 셀에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에 kWh당 10달러를 주는 제도다. 이를 제외하면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881억원, 영업이익률은 1.1%라고 LG엔솔은 설명했다. LG엔솔의 2023년 연간 매출은 약 33조7455억원으로 30조원대를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2조1632억원을 달성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다.

최근 몇 년간 고속 성장했던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면서 완성차, 배터리, 이차전지 소재 업체 모두 시장 침체를 겪고 있다. 전기차 대표 기업 테슬라의 작년 3분기 순이익은 18억5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로 전년 대비 44% 급감했다. GM도 앞서 발표했던 ‘2024년 전기차 40만대 생산’ 목표를 지난해 철회하고 투자 축소에 나섰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산업에 관여하는 기업이 최근 몇 년간 경쟁적으로 조 단위 투자를 발표했는데 이자와 건설비 부담은 더 커진 반면 수요는 빠르게 줄었다”며 “올해는 전기차·배터리 업체 간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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