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선거전복 혐의에 면책특권 적용?…미 항소법원은 "글쎄"(상보)

강민경 기자 2024. 1. 10.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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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통령선거 전복 공모 혐의와 관련해 면책 특권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미국 항소법원 판사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면책특권 적용 여부를 가리는 항소심 재판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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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역질문 "경쟁자 암살 지시해도 기소 못하는 거냐"
특검 측 "대통령 헌법상 역할 있지만 법 위에 있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아이오와주 클린턴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다. 2024.1.6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통령선거 전복 공모 혐의와 관련해 면책 특권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미국 항소법원 판사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면책특권 적용 여부를 가리는 항소심 재판을 실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판사들을 향해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취한 행동은 의회에서 탄핵을 당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에만 기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대통령의 공식 행위에 대한 기소 승인은 이 나라가 결코 회복할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형사 면책특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개념은 충격적이다. 이를테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 후 국경 관리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텍사스 서부지구로부터 기소당하는 것도 승인돼야 하는가"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항소법원의 캐런 헨더슨 판사는 "법이 충실히 집행되도록 하는 건 대통령의 헌법상 의무인데, 그에게 형법 위반을 허용한다고 말하는 건 역설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헨더슨 판사는 공화당 소속인 조지 H. W. 부시 시절 임명된 법관이다.

플로런스 팬 판사는 역질문을 던졌다. 그는 "만약 현직 대통령이 사면권을 팔고, 군사기밀을 팔고, 네이비실 특수부대에게 정치적 경쟁자의 암살을 지시했는데, 그런 혐의에는 형사 기소를 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변호인단에 물었다.

변호인단의 존 사우어 변호사는 이 경우에도 대통령이 의회에서 먼저 탄핵 및 유죄 판결을 받아야만 피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면책특권 기각을 요구하는 특별검사팀 측의 제임스 피어스 검사는 "현직 대통령이 민간인과 권력을 행사해 민주공화국과 선거제도를 근본적으로 전복하려 한 사건은 전대미문의 일"이라며 "대통령은 헌법적으로 특별한 역할을 하지만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9일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에서 실시된 선거 전복 혐의에 대한 면책특권 적용 여부를 가리는 재판에서 변론을 하고 있다. 2024.1.9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에 직접 참석했다. 1시간 남짓 실시된 변론을 경청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 전복 혐의로 자신이 기소될 경우 미국에서 혼돈(bedlam)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영상에서 "내가 면책특권을 적용받지 못한다면 조 바이든도 받지 못한다"며 "그가 기소당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백악관에 복귀하면 바이든 대통령을 기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재임 중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받아선 안 된다며 법원에 면책특권 적용을 요청했으나, 1심을 담당한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AFP통신은 면책특권 적용 여부가 결국 연방대법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도 대선 개입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와 관련해서도 면책 특권을 주장했다. 그는 플로리다주에서도 백악관에 보관돼 있던 기밀문서를 유출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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