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매우 슬픈 날…오늘 하루는 힘들다", 베켄바워 별세에 눈물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이 프란츠 베켄바워 별세 소식에 눈시울을 붉혔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 소식을 전했다. 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훈련 직전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오늘이 나에게는 매우 슬픈 날이다. 베켄바워 감독님은 내게 월드컵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게 해주신 분이다. 축구뿐 아니라 인간적으로 오늘의 나를 성장시켜 주신 분이다. 나에게 매우 중요한 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카이저(황제)' 베켄바워가 향년 78세로 세상을 떠났다. 독일 유력지 ‘빌트’를 포함한 다수 매체들은 "베켄바워가 세상을 떠나 영면에 들었다. (독일 현지시간으로) 8일 오후 5시 12분 세상을 떠나셨다"고 보도했다.
베켄바워는 독일을 넘어 세계 축구에 굵직한 이력을 남겼다. '영원한 리베로' '황제'라는 별명으로 독일 축구 핵심 선수로 활약했고,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팀 바이에른 뮌헨에서 14년 동안 활약했다. 이후 축구 불모지였던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코스모스에서 활약했고 1983년 선수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독일 분데스리가(4회 우승) 정상을 밟은 데 이어 DFB 포칼(4회)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러피언컵 3연패를 해냈다. 1965년부터 1977년까지 서독 대표팀에서 활약하면서 103경기를 소화했고 1972년 UEFA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974년엔 서독에서 열렸던 월드컵에 참가해 네덜란드를 꺾고 월드컵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전 세계적인 축구 선수였기에 축구 선수 개인 최고의 상 발롱도르를 두 번(1972년, 1976년) 수상했다. 독일 올해의 축구선수도 4번이나 포함됐고,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올타임 베스트와 발롱도르 역대 드림팀에도 이름 올렸다.
역대 최고의 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는데 지도자로서 커리어도 탄탄했다. 감독직을 역임한 이후 선수 시절 우승했던 서독 대표팀을 맡아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정상을 밟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서독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로 활약했고 대회 3골을 기록하며 우승에 앞장섰다.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하는 안드레아스 쾨프케 코치도 팀 동료로 우승을 함께 했다.
베켄바워는 대표팀 감독 이후 바이에른 뮌헨 지휘봉을 잡고 분데스리가와 UE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고의 선수, 최고의 지도자에 이어 행정가로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었다. 1994년부터 2002년까지 회장직으로 바이에른 뮌헨에서 일했고 2024년까지 명예회장으로 지냈다. 바이에른 뮌헨 앞뒤에서 영향력을 보이며 유럽 최고의 팀으로 굳히는데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안구, 심장 수술, 치매, 파킨슨병 등 병마와 싸우며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1990년 월드컵 우승 33주년 기념행사에도 건강이 좋지 않아 참석할 수 없었다. '제자' 클린스만 감독도 참석했지만 '스승' 베켄바워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베켄바워 가족들은 베켄바워 별세 소식을 알리면서 "남편이자 아버지인 베켄바워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영원히 잠들었단 소식을 알리게 돼 매우 슬프게 생각한다. 어떤 질문을 하기보다는 묵묵히 애도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베켄바워는 수십 년 동안 독일 축구의 리더였다. 펠레와 함께 세계 최고의 선수였고, 감독으로도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유치하는데 큰 힘을 쏟아 부었고 유치에도 성공했다. 독일에서 '여름날의 동화'로 불리고 있다"라면서 "훌륭한 성품을 지닌 분이었다. 늘 친절하고 공손했다. 선수들에겐 멘토였고 아버지 같은 분이었다. 전 세계 축구계가 슬퍼할 것이다. 독일은 최근 수십년 동안 가장 카리스마 있었던 스포츠계 리더를 오늘 잃었다"고 슬퍼했다.
눈시울을 붉혔지만 아시안컵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대표팀 훈련장에서 그는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겠지만 여러분과 이 슬픔을 같이 극복하고자 한다. 오늘도 우리 최선을 다해서 훈련에 임하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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