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우 "아이 잃은 아픔 극복 못해... 아내 없으면 불안"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출연한 김재우
출산 2주 만에 세상 떠난 아들 떠올리며 눈물
"아내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해"

김재우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고백해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개그맨 김재우가 아이를 잃은 아픔을 고백하면서 아내가 없으면 공허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9일 오후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김재우 조유리 부부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결혼했다. 이후 2018년 10월 아들을 얻었지만 태어난 지 2주 만에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이날 김재우는 "사람들에겐 예기치 못하게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난다"며 조심스레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사실 제가 분리불안이 있다. 결혼생활 12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어느 순간 아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고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분리불안 남편이 아니고 자립력이 낮은 것"이라며 "우리나라 중년 남성의 대부분이 자립력이 낮은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재우는 "제왕절개 수술을 하고나서 산모는 안정을 취해야하는데 출산과 동시에 바로 병간호가 시작됐다. 수술 후 잠도 잘 자지 못했다. 그게 제 탓 같았다"고 했다. 조유리는 "내가 혹시 몸이 안 좋아서 신랑이랑 같이 오래 못 있게 되면 '이 사람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겠구나' 싶더라. 신랑한테 편지를 썼다. 은행 비밀번호, OTP 사용법, 배달하는 법, 카드 쓰는 법 이런 것들이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특히 김재우는 아직도 아이를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못했다면서 "보내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보낸 다음이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호적에서 지우는 거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얼굴 보는 것도"라며 마음이 쓰려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김재우는 지난 2020년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아들이 아내 뱃속에 있던 7개월 때 몸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았다. 우린 힘을 내기로 했고 아들은 태어났다. 결국 몸이 약해서 버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2주였다"고 밝힌 바 있다.

조유리는 당시 힘들다 보니 예민해져 김재우와 크게 싸웠다가 집을 나갔던 일을 회상하기도 했다. 한참 바깥을 돌아다니다 갈 데가 없어 아이와 추억이 담긴 장소에 갔는데, 그곳에서 김재우와 마주해 끌어안고 울었다고 고백했다. 김재우는 "우리 아들이 싸우지 말라고 불러준 것 같았다"고 말해 모두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오은영 박사는 이들 부부에게 힘든 시기를 어떻게 버텨냈는지 물었다. 김재우는 SNS를 통해 같은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서로 위로해 주고, 조유리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오 박사는 김재우는 웃음으로 감정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유머' 방어기제, 조유리는 타인의 아픔을 헤아리고 돕고자 하는 '승화' 방어기제를 갖고 있다며, 두 사람 다 건강한 방식으로 아픔을 견뎌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