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KB 상대로 2패' 틸리카이넨 감독 "의정부만 오면 2세트부터 본 게임 같다" [의정부 현장]

[스타뉴스 | 의정부=김동윤 기자]

최하위 KB손해보험에 두 차례 일격을 당한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깔끔하게 패배에 승복했다.

대한항공은 9일 경기도 의정부의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정규시즌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 1-3(14-25, 27-29, 25-14, 22-25)으로 졌다.

이로써 3위 대한항공은 12승 10패(승점 38)로 2위 삼성화재(14승 7패·승점 38)와 승점 차를 바꾸는 데 실패했다. 한편 KB손해보험은 6연패에서 탈출하며 4승 18패(승점 17)를 기록했다.

경기 전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우려했던 것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올해 유독 KB손해보험에 고전하는 이유로 "비예나가 우리랑 할 때면 플레이가 더 좋다. 그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었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는 63.64%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30점을 폭발시키며 대한항공 코트를 폭격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은 올 시즌 유일하게 KB손해보험을 상대로 2패(2승)를 허용한 팀이 됐다.

경기 후 틸리카이넨 감독은 "오늘(9일) 홈팀의 수비와 공격이 모두 잘됐다. 사실 우리가 의정부에서 경기를 하면 본 게임은 2세트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2세트에 기회가 왔지만, 못 잡은 것이 컸다. KB에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하리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1세트에는 리시브 효율에서 55% 대 10%로 크게 앞섰으나, 도리어 큰 점수 차로 내줬다. 보기 드문 포지션 폴트가 나오기도 했다. 2세트는 듀스를 거듭하는 명승부를 펼쳤으나, 비예나를 막지 못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1세트 포지션 폴트는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의정부는 2세트부터 시작된다고 말한 것"이라며 "의정부에서 잘 안 풀리는 이유를 안다면 그거부터 바꾸지 않았을까. 상대편도 잘했고, 우리의 분위기가 떨어지는 요소가 있었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이런 상황을 이겨내는 방법은) 그냥 배구를 잘하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패배 속에서도 임동혁과 김민재는 좋은 활약을 보였다. 임동혁은 60.47%의 공격성공률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9점을 올렸고, 3연속 서브 에이스로 이날 유일한 세트를 따내는 데 기여했다. 미들블로커 김민재 역시 블로킹 2득점을 비롯해 속공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높이와 공격력이 모두 필요했는데 김민재가 본인의 역할을 잘해줬다"며 "원래 아포짓 스파이커라는 포지션이 경기를 홀로 끌 줄도 알아야 하는 자리다. 그런 자리에서 임동혁은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 해주고 있다.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임동혁이 성장하고 강해지는 것이 느껴진다"고 칭찬했다.

의정부=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