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동행철학'… 삼성 임직원 기부 화답

李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
직원 70% 동참 233억 '나눔'
中企는 물론 취약계층 지원
누적 기부금 6318억원 달해
재능기부 참여자도 2배 늘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3월 7일 경북 구미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회사와 임직원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함께 나눈 기부금은 총 6318억원이다. 삼성전자

삼성 임직원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프로그램을 선택해 기부금을 약정하는 '기부 페어'에 참여해 올해 약 233억원을 나눔하기로 약속했다. 사회와 함께하는 '동행' 철학을 토대로 상생 협력을 중요시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철학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9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 주요 관계사들은 지난해 11월 15일 사내 인트라넷에 임직원들이 기부를 약정할 수 있는 '나눔과 상생의 실천, 삼성 CSR' 코너를 개설했다. 이 코너에서 임직원들은 CSR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원하는 기부 금액을 약정했다. 약정한 금액은 올해 매월 급여에서 선택한 프로그램에 자동 기부된다.

임직원들은 소속 관계사가 참여하는 CSR 프로그램에 기부 약정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와 삼성희망디딤돌·삼성푸른코끼리·삼성드림클래스 사업 가운데 골라 기부를 약정하고, 삼성생명 임직원들은 삼성 안내견 사업과 희망디딤돌·드림클래스·삼성생명존중 사업 가운데 선택하는 식이다.

삼성에 따르면 매년 기부 약정에 참여하는 임직원 수는 전 관계사 재직 인원의 약 70%에 달한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임직원 10명 중 7명이 참여한 것이다. 사업별로는 자립준비 청년들의 주거 안정과 취업을 지원하는 희망디딤돌에 약정액이 가장 많이 몰렸다. 이어 대학생 멘토들이 중학생들의 학업을 돕는 드림클래스 사업과 사이버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CSR 사업인 푸른코끼리 순이었다.

삼성은 더 많은 임직원이 기부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임직원이 약정한 기부금과 같은 금액으로 해당 CSR 프로그램에 1대 1 매칭금을 지원하는 '매칭 그랜트'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이 기부한 금액은 2배로 늘어나 실제 CSR 프로그램에 지원된다.

매칭 그랜트는 2010년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임직원 개인 기부 시스템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삼성 임직원이 낸 기부금과 회사가 매칭 기부한 금액 합계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총 6318억원에 이른다.

삼성 임직원들은 CSR 사업에 직접 참여해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재능 기부'도 약정했다. 재능 기부는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진로·직업 등을 상담해주는 재능 멘토링과 임직원이 강사로 나서 수혜자들의 학습을 돕는 학습 멘토링, CSR 행사에 진행요원·홍보대사로 참여하는 서포터스 활동으로 나뉜다.

삼성은 재능 기부를 신청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문성과 봉사 경험, 동기를 평가해 기부자를 선발한다.

삼성은 올해 재능 기부자를 예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려 총 109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재능 기부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이 회장은 '동행'이라는 키워드로 사회공헌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파이를 나누는 차원의 배려와 양보를 뛰어넘어, 파이 자체를 키워 더 크게 나누기 위해 중소기업은 물론 청소년과 취약계층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해 사회의 잠재 성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멈추게 하지 않는 힘"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 해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 메시지에서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100년 기업을 만들자"며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