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KIA’ 꿈꾸며 제주에 차려진 ‘선빈 캠프’
타선·수비 핵심 박찬호·최원준
외야수 박정우 포함 기술훈련
2024년 ‘업그레이드 KIA’를 완성할 주역들이 제주에서 뭉쳤다.
프로야구 KIA 내야수 김선빈(35·사진)은 8일 후배인 내야수 박찬호(29), 외야수 박정우(26)와 함께 제주로 이동했다. 제주시의 오라구장에 미니캠프를 차리고 9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외야수 최원준(27)도 11일 합류해 함께할 계획이다.
25일까지 이어질 제주 훈련은 선배 김선빈의 제안으로 소집됐다. 처가가 제주에 있는 김선빈은 겨울이면 내야수 후배들을 동반해 함께 훈련하곤 했다. 올해는 그 구성원이 더욱 특별하다. 가을야구 이상을 꿈꾸는 올 시즌, 팀 타선과 수비 핵심인 박찬호와 최원준이 함께한다.
박찬호는 지난해 타율 0.301 52타점 73득점을 기록하며 데뷔 이후 처음으로 3할 타자가 됐다. 늘 모자랐던 공격력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었지만, 시즌 막바지에 투구에 맞아 왼쪽 척골이 분쇄골절 돼 수술받았다.
최원준은 지난해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후반기 KIA로 복귀했다. 67경기에서 타율 0.255 23타점 37득점을 올렸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가 왼쪽 종아리 근육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고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군에서 복귀한 뒤 팀 사정에 1루수로 뛰었던 최원준은 올해 외야수로 돌아간다.
박찬호와 최원준은 모두 상·하위 타선을 두루 소화하는 타자들이다. 지난해 최원준의 복귀 직후 김도영까지 더해 9-1-2번에 발 빠르고 잘 치고 출루 잘하는 셋이 포진해 KIA 타선의 머리 역할을 했다. 올해 KIA가 다시 펼쳐야 하는 공격 야구를 쥐고 있는 선수들이다.
박찬호는 9일 기자와 통화하며 “원래 스프링캠프 전에는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지 기술훈련을 하러 따뜻한 곳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번에는 수술하고 두 달을 쉬고나서 움직여보니 생각보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처음으로 와봤다. 티배팅부터 가볍게 하고 있다. 곧 본격 타격 훈련을 시작하는데 확실히 준비하기 위해서 서두르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역시 부상 이후 재활을 했던 최원준도 “다쳤던 부위는 이미 말끔히 나았다. 제주에 가서 기술훈련까지 준비해서 스프링캠프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훈련의 출발점은 김선빈이다. 자유계약선수(FA) 협상 중이던 12월 중순에 후배들을 불러모았다. 훈련을 위해 제주에서 머무는 데 드는 비용 모두 김선빈이 부담한다. 2년간 맡았던 주장은 내려놨지만 FA 계약 첫해의 책임감을 성적으로 보이기 위해 ‘솔선수범’ 해 후배들과 훈련한다.
KIA는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지만 올해 선발진과 타선에 짜임새를 갖춰 상위 팀들의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그 방향키는 마운드에서 새 외국인 투수들이, 타선에서는 바로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 등이 쥐고 있다. KIA가 기대하는 ‘리더 김선빈’과 함께 제주에서 이미 준비가 시작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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