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식용 금지법` 통과에 외신도 주목…"韓 사회 변화 보여줘"

'개 식용 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9일 오후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 풍경. 연합뉴스

세계 언론이 개 식용을 금지하는 법안의 국회 통과에 주목했다. 외신은 한국 사회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국회는 9일 본회의에서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사육·증식하거나 도살하는 행위, 개나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을 유통·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특별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법안 통과를 기사화하면서 한국인의 인식 변화에 주목했다. NYT는 한국에서의 개 식용이 굶주렸던 6·25 전쟁 이래 수십 년간 이뤄졌지만, 20세기 후반 반려동물과 동물 복지 등에 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점차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젊은 층을 포함한 많은 한국인이 현재 개 식용을 부정적으로 여긴다며, 한국 성인의 93%가 '앞으로 개고기를 먹을 의향이 없다'고 답한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지난해 조사를 인용했다.

NYT는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우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개 식용 금지를 위한 운동을 했던 점도 언급했다.

미국 CNN 방송은 개 식용에 대한 한국 사회의 사고방식이 지난 수십 년간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CNN은 여론조사업체 갤럽의 2022년 조사를 인용, 응답자의 64%가 개 식용에 반대한다고 답해 7년 전 조사결과(37%)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개고기를 최근 1년 사이에 먹은 적 있다'는 2022년 응답도 7년 전보다 27%에서 8%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고기 소비와 동물 전반에 대한 인식이 변화한 데 따라 "이제는 시대에 맞춰 움직이는 시점인 것 같다"는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 한국지부의 이상경 팀장의 언급을 소개했다.

영국 BBC 방송은 법안 통과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다양한 반응을 전했다. BBC는 '보신탕'이 일부 노년층 사이에서는 진미로 여겨지지만, 젊은 세대에는 더 이상 인기가 없다며 '세대 간극'에 주목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