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위기? 팬들이 지킨 ‘런닝맨’, 방송국이 버린 ‘홍김동전’ [Oh!쎈 초점]
[OSEN=박소영 기자] SBS ‘런닝맨’은 멤버 교체와 폐지 위기를 겪고도 14년 넘게 SBS를 대표하는 예능으로 달리고 있다.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이 있기에 가능한 것. KBS 2TV ‘홍김동전’ 역시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을 얻고 있지만 KBS 는 귀를 닫고 말았다. 그렇게 폐지를 앞두고 있는 ‘홍김동전’이다.
‘런닝맨’은 2016년 김종국과 송지효를 향한 하차 통보가 이뤄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런닝맨’은 멤버 변화 없이 2017년 2월 종영으로 결론을 냈다. 멤버들이 그간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목록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멤버스 위크’까지 진행했다.
화제성에 비해 낮은 시청률이 문제였을 터다. 개리와 송지효의 러브라인이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초반과 비교하면 갈수록 ‘런닝맨’이 달리는 힘을 잃었던 게 사실. 국내외 팬덤이 탄탄한 장수 예능이었지만 SBS 측은 멤버 교체를 꾀했고 이게 실패하자 프로그램 종영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그런데 반전이 생겼다. SBS 측은 2017년 1월 돌연 “’런닝맨' 종영을 아쉬워하는 국내외 팬들의 목소리에, SBS와 6인의 '런닝맨' 멤버들은 현재 멤버 그대로 런닝맨을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했다”며 "멤버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동안 '런닝맨' 개편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에 거듭 사과했고, 이에 6인 멤버들은 '런닝맨'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런닝맨’을 최초로 기획했던 SBS 예능 본부장은 이 같은 결정을 밝히며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준 '런닝맨' 멤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또한 지난 7년간 ‘런닝맨’을 사랑해 주신 국내외 팬들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욱 재미있는 ‘런닝맨’으로 시청자 여러분을 찾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워낙 멤버들과 프로그램에 대한 충성심 높은 팬덤이 탄탄했기 때문에 뒤집은 결정이었다. 덕분에 ‘런닝맨’은 지금까지도 열심히 달리고 있고 유재석과 김종국에게 대상을 안기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에도 ‘런닝맨’은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따내며 SBS를 대표하는 장수 예능으로 자리매김 했다.
그런데 옆집 사정은 좀 다르다. 지난해 7월 21일 첫 방송된 ‘홍김동전’은 홍 씨 김 씨의 동전으로 운명이 체인지 되는 피땀 눈물의 구 개념 버라이어티다. 비록 시청률은 1~2%대(닐슨코리아 기준)로 고전했지만 높은 화제성과 온오프라인에서 입소문을 자아내며 마니아 팬들을 형성했다.
하지만 워낙 낮은 시청률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KBS는 2024년 1월 중순 ‘홍김동전’이 종영한다고 통보했고 지난해 12월 29일 마지막 녹화가 진행된 걸로 알려졌다. 시청자들이 KBS 시청자센터를 통해 폐지 철회 청원을 남기고 여의도 KBS 앞에서 폐지 반대 트럭 시위까지 했지만 폐지 방침에는 변화가 없는 상태다.
다만 송준영 CP는 앞서 OSEN에 “청원글을 우리도 알고 있다. 그동안 편성을 결정하시는 분들이 보기에는 어떤 퍼포먼스가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전부터 지속적으로 어필하려고 했는데 쉽지는 않다. 다른 프로젝트를 할 수도 있지만, 현재 고려되고 있는 건 없다. 1월 중순 종영만 결정돼 있다"고 알렸다.
KBS 박민 사장은 "KBS는 국민으로부터 2022년 7천억 원의 수신료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경영으로 지난해 백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데 이어 2023년엔 약 8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국민의 신뢰 상실로 인한 수신료 분리 징수로 과거 IMF나 금융위기보다 더한 비상 상황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파괴적 혁신을 통해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공영방송으로 거듭 나도록 노력하겠다"며 "저희들은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의 회초리를 맞을 각오가 돼 있다. 시청자의 목소리에 더 활짝 귀를 열고, 더 가까이 다가가는, 진정한 공영방송 KBS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폐지 위기를 딛고 시청자들은 ‘런닝맨’을 지켰지만 KBS는 국민의 일부분인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며 ‘홍김동전’을 내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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