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北미사일 쏘는데…우크라, 무기 부족으로 ‘방어태세’ 전환 [뉴스+]
美 의회 갈등에 우크라 추가 지원 시기 불투명
“탄약 부족 심각해…공격 커녕 대응도 어렵다”
해가 바뀌어도 세계의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쟁 2년차를 향해가는 우크라이나는 우방 지원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무기 자원마저 고갈되면서 최근 점점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을 가했다. 지난해 말 미사일 122발을 발사해 개전 이래 최대 규모 공습을 감행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또다시 대규모 공습에 나선 것이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성공률이 낮았던 이유는 러시아가 방공망 보호를 받지 않는 지역을 주요 표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 유리 이그나트는 ABC 뉴스에 설명했다.
미국이 제공한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망의 보호를 받는 수도 키이우는 이번 공습 피해를 보지 않았다. 피해는 주로 남부 지역에 집중됐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이번 공습으로 4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
수도 키이우 남서쪽 흐멜니츠키의아파트 건물이 러시아 로켓 공격을 받아 파괴됐으며 이 과정에서 2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 중부 전선 인근 도시인 드니프로주 크리비리흐에서도 대규모 미사일 폭격이 가해져 쇼핑센터와 고층 건물 등이 파손되고 1명이 숨졌다.
동남부 하르키우 지역에서는 주택과 교육시설 등이 파괴되고 민간인 1명이 숨졌으며 주도 드니프로시 북쪽에 인접한 노보모스코우스크에서는 20여명이 다쳤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공습에 대해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고정밀 무기로 우크라이나 군사 시설에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ABC 방송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의 잇따른 대규모 공습은 미국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우크라이나 무기가 고갈돼가는 상황에서 나왔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미국 의회가 추가 자금 지원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미사일 재고가 고갈될 위험이 있다고 최근 몇 주 동안 경고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우크라이나에 600억 달러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한 합의를 이뤄냈으나, 미국 국경 보안법 관련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지난주 백악관에 보낸 서한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은 우리나라 국경 보안법의 혁신적인 변화 제정에 달려 있다”면서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국경법을 바꾸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 원조를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 관리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가을 내내 미사일을 비축했다. 최근에는 북한에서 들여온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습에 사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여기에 미 당국은 최근 이란의 러시아 단거리 탄도미사일 공급이 가까워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수세에 몰리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서방 도움 없이 전쟁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8일 우크라이나군은 1000㎞에 이르는 광활한 전선 대부분 지역에서 ‘방어 모드’에 들어간 상태이며 아직도 공세를 유지 중인 전선은 드니프로강 주변에서 격전이 벌어지는 헤르손 남부뿐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갈수록 공세 수위를 높이는 데다, 우크라이나군의 대응 수단이 마땅하지 않은 탓이다.
앞서 지난 12월 우크라이나 올렉산드라 우스티노바 의원은 “군의 탄약 재고가 너무 부족해 부대가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할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전선 일부를 따라 여러겹의 방어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미국 군사 지원이 중단되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훨씬 더 방어적인 전략을 취해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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