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감찰 지시에도 현직 검사, 총선 창원 예비후보 등록··· 야권 “김 검사 정치적 중립성 위반, 책임은 국민의힘이 져야”
지난해 추석 때 총선 출마를 시사하는 문자를 고향 사람들에게 보내 ‘정치적 중립 훼손’ 지적을 받은 김상민(사법연수원 35기) 현 대전고검 검사가 9일 경남 창원 의창 예비후보로 등록을 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가에선 비판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검사는 이날 의창구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국민의힘 당적으로 예비후보 등록 절차를 마쳤다. 앞서 지난 3일 국민의힘에 입당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상민 검사는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를 찾아 “창원을 젊은 도시, 산업도시, 국제도시로 탈바꿈 시키겠다”고 주장했다.
김 검사는 지난해 9월 추석 때 총선 출마를 시사하는 문자를 지역 유권자민들에게 보낸 것이 알려져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상민 검사는 해당 문자는 정치적 목적으로 보낸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대검찰청 감찰위원회의 검사장 경고 의결이 있던 지난달 28일 법무부에 사직서를 내고 언론을 통해 고향 창원에서의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지난 6일에는 창원대학교에서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이런 행보를 두고 이원석 검찰총장이 추가 감찰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검사 사직서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공직선거법상 기한 내에 사직원을 제출했다면 수리 여부와 관계 없이 후보자 등록을 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황운하 판례’에 따라 현직 검사 신분인 김 검사 총선 출마에는 특별한 걸림돌은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상민 검사는 취재진에게 “명절 문자는 응원해주시는 고향 선후배에게 보낸 의례적 메시지”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출마하겠다는 생각 자체를 12월 이후에 했고,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후보자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현직 검사지만 활동을 전혀 안 하고 있고, 지금 이런 상황에서 사건을 처리한다면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눠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진보당 정혜경 창원 의창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이날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 위반에 대한 책임은 국민의힘이 져야 한다”며 국민의힘에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예비후보는 “감찰절차가 진행중임에도 지역에서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고 지난 6일에는 출판기념회를 개최해 여론의 뭇매와 주민들로부터 지탄 및 우려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혜경 예비후보는 또 “의창구 김영선 국회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의뢰가 됐으며, 후원회 정치자금 문제 뿐만 아닐 지역 여론조사업체와 금품을 주고 받은 의혹까지 제기돼 현재 경남선관위로부터 본인을 포함한 5명에 대한 수사의뢰 및 1명은 고발이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상민 검사의 중립성 위반과 김영선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및 금품거래 의혹에 대한 책임은 국민의힘이 져야 한다”며 “의창구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선거관리위원회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최근 김 의원 비서관을 검찰에 고발하고, 김 의원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김 의원 측은 2022년 보궐선거 당선 후 회계 처리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던 사안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창원 의창은 현재 5선인 국민의힘 김영선 의원의 지역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창원 의창 선거구에는 이날 오전 기준 국민의힘은 김 검사를 포함해 김종양·배철순·장영기, 더불어민주당은 김기운·김지수, 진보당은 정혜경 후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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