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MS와 미국 최대 태양광 협력

2032년까지 MS에 전력 공급할 발전소에 모듈·설계·시공 등 제공
빅테크 RE100 추진과 맞물려 현지 밸류체인 확보 한화큐셀 수혜

한화솔루션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미국 내 사상 최대 규모인 12GW(기가와트)의 태양광 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핵심 소재인 잉곳부터 모듈까지 태양광 발전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현지에 구축한 한화솔루션은 빅테크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추진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맞물려 사업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9일 MS가 전력을 구매할 현지 태양광 발전소에 2025~2032년 8년 동안 연간 최소 1.5GW씩 태양광 모듈과 설계·조달·시공(EPC)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12GW는 미국에서 약 180만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크기로, 2022년 한 해 동안 미국 전역에서 새로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약 21GW)의 약 60%에 달한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월 양사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장한 후속 계약이다. 당시 한화큐셀은 2.5G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기로 MS와 계약한 바 있다.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한화큐셀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에서 태양광 모듈을 생산할 예정이다.

MS는 미국 내에서 제조된 모듈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MS는 2025년까지 RE100을, 2030년까지 지속 가능성 목표 중 하나인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탄소 네거티브는 탄소를 배출하는 양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제거하겠다는 의미다.

바비 홀리스 MS 부사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추가 도입하는 것은 물론, 미국 내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고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RE100 가입을 선언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큰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력수요가 큰 데이터센터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공급은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함에 따라 직접 태양광 발전에 뛰어든 영향이 크다.

미 청정에너지협회(ACPA)에 따르면 2022년 9월까지 10년 동안 아마존은 미국에서 12.4GW 용량의 풍력·태양광 에너지를 계약했다. 같은 기간 메타는 8.7GW, 구글은 6.2GW를 각각 구매했다.

이들 기업은 미국 국내 투자를 넘어 전 세계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한국 남서부 지역에 60㎿(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국내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전력 조달이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빅테크 기업의 재생에너지 대규모 투자로 한화큐셀도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큐셀은 최근 조지아주 돌턴 공장 증설로 연간 5.1GW의 모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건설 중인 조지아주 카터즈빌 공장이 예정대로 내년 말부터 본격 가동되면 한화큐셀은 3.3GW 규모의 잉곳, 웨이퍼, 셀, 모듈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주요 부품을 미국에서 모두 생산함에 따라 IRA에 따른 혜택이 연간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