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안타 경기 기억에 남는다, 정우람 선배님 덕분에…가슴 뭉클" 황준서 질문에 문현빈 대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내가 100안타를 쳐서 기억나는 게 아니라…”
9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 한화 내야수 문현빈(20)이 키움 포수 김동헌(20)과 함께 ‘선배와의 만남’ 시간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같은 또래 선수들이지만 프로를 1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생생한 경험담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참가한 김동헌과 문현빈에게 KBO가 먼저 제안했고, 두 선수가 수락하면서 이날 만남이 성사됐다.
신인 선수들이 문현빈과 김동헌에게 직접 질문하는 시간도 있었다. 같은 팀 한화 선수 중 문현빈의 지목을 받은 ‘전체 1순위’ 투수 황준서(19)가 “제일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문현빈은 “고졸 신인 7번째로 100안타를 쳤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가 100안타를 쳐서 기억에 남는 게 아니라 그 경기에서 정우람 선배님이 1000경기를 달성했다. 그 기록을 그라운드에서 직접 보니 가슴 뭉클했다. 감동적이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문현빈이 말한 그날은 지난해 10월2일 대전 NC전. 당시 문현빈은 5회 태너 털리에게 좌전 안타를 치며 KBO리그 고졸 신인으로는 역대 7번째 시즌 100안타 기록을 세웠다. 이어 7회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은 KBO리그 역사상 최초 1000경기 출장 위업을 달성했고, 투구 후 덕아웃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당시 경기 후 문현빈은 “저도 막 울컥하고, 가슴이 벅차다”며 기뻐했다.
그때 감동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대선배 정우람을 옆에서 보며 느낀 것도 많다. 문현빈은 “투수 최초로 1000경기 기록을 세우셨는데 운동하시거나 자기 관리하시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 어떻게 하면 꾸준하게 할 수 있을지 질문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모범적인 자세로 선수단의 귀감이 된 정우람은 올해부터 플레잉코치로 변신, 잔류군 투수코치를 맡아 후배들을 지도하며 투구를 준비한다.
전체 2순위, 5순위로 각각 뽑힌 투수 김택연(두산), 김휘건(NC)도 질문자로 나섰다. 김택연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김휘건은 풀타임 시즌 체력 관리 방법에 대해 물었다.
김동헌은 “프로는 아마추어와 다르게 항상 TV 중계를 하고, 기록도 바로바로 나오는 게 신기하다. 난 성적을 많이 봐서 신경쓰고 했는데 너무 부담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며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여름에 힘이 떨어진다. 날이 더워 훈련할 때부터 땀이 많이 나고, 힘이 빠진 채 경기에 들어갈 때도 있다.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을 받거나 숙소 사우나에 가서 피로를 푼다”고 답했다.
문현빈은 “프로는 매일 경기를 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팬분들도 많다. 비시즌은 나도 처음이라 아직 어설프다. 이것 또한 경험을 하다 보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즌 때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은 못 받았고, 아직 관리 방법을 정하지 못했다. 선배들님께 물어보다 보면 노하우가 생길 것이다. 사우나에 가서 온탕과 냉탕을 왔다 갔다 하곤 한다”는 밝혔다.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으로 김동헌은 “1군이든 2군이든 생각이 많으면 안 좋다. 깊게 빠질 수 있다. 매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게 필요하다. 긴 레이스에서 쉽게 지치지 않기 위해선 안 좋은 생각을 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문현빈은 “남들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멘탈이나 기술 부문에서 남들과 달라야 눈에 띄고, 1군에 올라갈 수 있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남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1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김동헌은 첫 해부터 팀 내 포수 중 최다 100경기를 출장했다. 후반에는 주전 마스크를 쓰며 키움의 안방마님 자리를 꿰찼다. 102경기 타율 2할4푼2리(211타수 51안타) 2홈런 17타점 OPS .631로 타격 성적도 신인 포수치곤 준수했다. 도루 저지율도 3할.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병역 혜택을 받은 뒤 APBC에도 출전하며 신인으로 드물게 한 해 두 번이나 태극마크를 달았다.
북일고 출신으로 지난해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문현빈은 리그 신인 중 최다 137경기를 뛰며 타율 2할6푼6리(428타수 114안타) 5홈런 49타점 OPS .686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인 중 최고 타율에 최다 안타·타점. 특히 안타 114개는 역대 고졸 신인 중 4번째 많은 기록으로 수비에서도 2루수, 중견수를 넘나들며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시즌 후 APBC 대표팀에도 발탁돼 국제대회 경험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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