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 특보에도 안 얼었다”…도로 아래 숨은 ‘열선’

이유민 2024. 1. 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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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눈이 오면 도로가 얼어서 사고 위험이 커지는데 도로 밑에 열선을 깔면 훨씬 더 안전해집니다.

100미터에 1억 원 가량 설치 비용이 들어가는데 주거환경이 열악한 동네에 먼저 열선을 깔아야하지만 예산이 걸림돌입니다.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파른 경사가 이어지는 서울 성동구의 언덕 길입니다.

눈이 내리지만 마을버스는 급경사도 수월하게 올라갑니다.

2년 전만 해도 겨울이면 고생길이었지만 지금은 눈이 와도 끄떡없습니다.

[배현진/마을버스 기사 : "(예전에는) 내리막길이다 보니까 차가 돌죠. 아예 기사분들도 겁이 나서 내려갈 생각들을 못 하시고..."]

도로에서 눈을 찾아 볼수 없는 이유, 열선 덕분입니다.

열선이 깔린 길은 이렇게 눈이 내리자마자 녹습니다.

하지만 열선이 없는 곳은 보시다시피 이렇게 눈이 쌓이게 됩니다.

도로 표면에 설치된 센서가 눈을 감지하면, 7cm 아래 깔린 발열체에 전기가 통하고, 이때 열이 발생하면서 눈을 녹이는 원리입니다.

사고 예방 효과가 크지만 문제는 비용입니다.

100 미터에 1억 원이 넘는 설치비가 드는 만큼, 자치단체의 살림살이에 따라 설치된 지점이 최대 18배 이상 차이 납니다.

[최순옥/서울시 영등포구 : "많이 넘어졌어요. 얼고, 그냥 막 살얼음 얼어 가지고 너무 미끄럽더라고요. 계속 구청에다가 뭐라 할 수도 없고..."]

전문가들은 자치구 단위로 설치 경계를 나누기보단, 취약 지역을 선별해 우선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 "열선과 같은 기능성 도로는 비용이 조금 비싸지만 주요 구간에 대해서는 적용해 볼 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눈길 대비가 부족한 취약 지점은 서울에서만 약 25곳, 서울시는 상반기 중에 각 구청과 열선 설치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고석훈 임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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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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