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3일 남겨 놓고 ‘사용 승인 불가’…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 ‘날벼락’
김포공항 인접 지역 아파트
항공기 고도 제한 69㎝ 초과
공항공사, 사전에 공문 통지
“시공사 책임” 주민들 분통
입주를 코앞에 둔 경기 김포의 한 신축 아파트가 항공기 고도 제한을 어긴 것으로 확인돼 사용 승인이 어렵게 됐다. 이사 준비를 하던 입주 예정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포시는 김포고촌역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사용 승인이 불가하다고 9일 밝혔다. 이 아파트는 김포 고촌읍 신곡리 1만9951㎡에 지은 8개 동 399가구 규모로 2020년 착공했으며, 오는 12일부터 입주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김포공항과 3.9㎞ 떨어져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기준과 국내 공항시설법에 따라 공항 활주로 반경 4㎞ 이내에는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위해 건축물 높이를 해발 57.86m 이상으로 할 수 없다. 그러나 사용 승인을 앞둔 이 아파트 8개 동 중 7개 동의 높이가 고도 제한인 57.86m보다 63∼69㎝ 높다. 고도 제한을 초과한 것은 엘리베이터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공항공사에 아파트 사용 승인을 위한 사용 검사를 요청했는데, 7개 동의 아파트 높이가 항공기 고도 제한을 초과해 사용 승인을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사와 감리회사가 잘못한 것 같다”며 “지난 8일 시공사에 보완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공항공사는 2019년 11월 김포시에 해당 아파트 건설사업계획 승인 조건으로 ‘8개 동 15층 아파트가 해발 57.86m 내에 지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 감독할 것’과 ‘협의 없이 제한 높이 이상의 장애물 발견 시 관련법에 따라 고발 및 제거 조치된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당초 오는 11일 사용 승인을 받아 12일부터 입주하려던 입주 예정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곽종근 김포고촌역지역주택 조합장은 “12일부터 이사하려 준비하던 입주 예정자는 50여가구”라며 “당장 갈 데가 없는 입주 예정자들은 호텔 등을 알아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공사와 감리회사는 이 지역이 고도 제한 지역이라는 것을 4년 전부터 알고 있으면서도 고도를 초과해 아파트를 지었다”며 “엘리베이터를 재시공하는 데 두 달 이상 걸리는 등 모든 피해는 시공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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