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고금리예금 실종사건…시중은행보다 낮은데 누가 돈넣나
조달비용 상승, 연체율 악화에
자산 줄이며 신규 수신영업 포기
파킹통장 금리 하락도 이어져
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잇달아 예금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중은행과 예금 금리 격차가 사실상 사라졌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1%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시해 예금을 조달하는 대신, 시중은행 대비 고금리 대출 영업을 통해 이익을 낸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업권 1위인 SBI저축은행은 현재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를 연 3.6%에 제공하고 있다. 이는 같은날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최고 연 3.65~3.70%를 기록하는 것 대비 낮은 금리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초만 해도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를 연 3.9%로 제시했었다. 불과 한달만에 예금금리를 0.3%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페퍼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연 3.6%였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3.4%까지 낮췄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말에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4.01%에서 3.51%로 0.5%포인트나 낮췄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1월 중 예금금리를 추가로 조정할 예정”며 “저축은행들이 여·수신을 축소하며 자산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신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의 수신잔액은 2022년 10월 말 120조9909억원에서 지난해 10월 115억2311억원으로 1년새 5조7598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여신잔액도 116조4187억원에서 107조381억원으로 9조3806억원 줄었다.
최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하 움직임은 작년 초까지 채권시장 불안에 따른 수신경쟁으로 연 5%대가 넘는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7일 기준 연 3.90%로 지난해 초 최고점(연 5.37%)보다 1.47%포인트 떨어졌다.
중소형 저축은행도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JT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초 연 4.25% 금리를 제공했지만 올해 초 3.50%까지 금리를 낮췄다. HB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연 4.20% 금리를 연 3.5%까지 낮췄다. 삼호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금리를 연 4.15%에서 3.60%까지 떨어뜨렸다.
저축은행들의 연체율 악화도 본격화되면서 주 고객인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여신도 적극적으로 늘릴 수 없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총 여신 연체율은 2022년말 3.4%에서 지난해 3분기 말 6.15%까지 올랐다.
저축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면서 재테크 창구였던 파킹통장의 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파킹통장은 저축은행들이 단기 유동성을 조달하는 수단 중 하나다.
지난 5일 SBI저축은행은 ‘사이다입출금통장’의 금리를 1억원 한도 내에서 3.5%에서 3.3%까지 0.2%포인트 떨어뜨렸다. OK저축은행의 ‘OK 읏백만통장’의 금리를 100만원 한도 내에서 5.0%에서 4.50%까지 0.5%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말엔 페퍼저축은행은 파킹통장 금리를 1%포인트 이상 떨어뜨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건전성 악화로 인해 위험관리 비용, 대손비용 등이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도 쉽게 규모를 늘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금융당국이 연체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건전성 관리를 주문한 가운데 무리하게 대출을 늘릴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여·수신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 같다”며 “일부 소규모 저축은행들은 자본잠식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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