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국제 미술 작품 수집 강화키로…"구입 예산 최대 20% 투입"

김문영 2024. 1. 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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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해외 작가 소장품 8.5% 수준…'9% 이상' 목표"
올해 이강소·정영선 개인전, 한·중 근현대 회화전, '퍼포밍 홈' 전시 등 눈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사진=연합]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올해부터 세계 미술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해외 유수 작가들의 작품 수집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김성희 관장은 오늘(9일) 2024~2026년 중기 운영 방향을 발표하면서 현재 미술관의 소장품 90% 이상이 국내 작가의 작품인 점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1만 1,500여 점 중에 해외 작가 작품은 8.5% 수준(990여 점)입니다. 미술관은 김 관장의 임기 내에 이 비율을 9%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매년 사업비를 늘려 소장품 구입 예산의 최대 20%까지 해외 미술품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올해 미술관의 소장품 구입 예산 총액이 47억 원에 불과한 만큼, 미술관의 후원회 기금도 해외 작품 구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사례를 참고해 해외 작품 구입을 위한 특별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영국의 국립미술관인 테이트 갤러리를 일종의 미술품 수집 롤모델로 언급한 박미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관리과장은 "이건희 컬렉션의 해외 작품 7점과 연계해 해외 근대 미술의 중요하고 유명한 작품을 수집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핵심 사업 계획 [사진=국립현대미술관]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고조되는 시대적인 흐름을 고려해 'MMCA 리서치 펠로우십'(MMCA Research Fellowship)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미술의 확장을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역량이 있는 현장의 큐레이터들이 담론을 함께 형성해야 한다고 보고 세계적인 석학급 학자들이 일정 기간 국내에서 체류할 기회를 제공해 보다 한국 미술 연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구상한 것입니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대한 연구 분과를 활성화하기 위한 '연구 기반 한국 근현대미술 리(Re)-프로젝트'도 함께 추진합니다.

김 관장은 '지능형 미술관'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을 탈바꿈하기 위해 전시 관람객 밀집도 개선 등을 위한 '전시실 통합관리시스템'을 올해 도입하고, AI 기술로 작품 손상 시기를 예측하는 '스마트 미술품 보존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무장애 미술관'이란 목표 달성을 위해 점자 입·출력 장치, 수어동작 인식 기술, 높이 조절 기능 등을 갖춘 배리어프리(Barrier Free) 키오스크를 도입하고 모바일 앱에 시각장애인과 이동 약자를 위한 '맞춤형 미술관 길찾기' 서비스를 탑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사진=MBN]


올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1960년대부터 현대까지 아시아계 여성 미술을 초국가적·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살피는 국제기획전인 '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 미술가'전을 오는 9월에 시작합니다. 10월에는 다양성을 추구해온 이강소 작가의 개인전을 엽니다.

서울관에서는 4월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조경가인 정영선의 작품 세계를 다루는 개인전도 열립니다. 정영선은 1980년대부터 올림픽미술관과 조각공원, 여의도샛강공원, 대전엑스포공원, 선유도공원 등을 조성하는 250여 개의 주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덕수궁관에서는 한국 자수를 통시적으로 조망하는 '한국 근현대 자수전'(5월~)과 중국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한·중 근현대 회화전'(11월~)이 예정돼 있습니다.

과천관에서는 승효상, 임태병 등 20여 명의 건축가들이 설계한 주택을 통해 2000년 이후 주거 건축을 살피는 '퍼포밍 홈: 대안적 삶을 위한 집'(7월~) 전시와 한국 현대 도자를 살피는 '생활·도자·예술: 1950년대 이후 한국 현대도자'전(11월~)을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국립현대미술관과 미국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린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이 2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해머미술관에서 열리고 덕수궁관에서 진행된 '미술관에 書(서): 한국 근현대서예전'이 7월부터 대만 타오위안시립미술관에서 열립니다.

[ 김문영 기자 kim.moonyoung@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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