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살린 워크아웃…문제는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를 ‘우발채무’
PF사업장 60곳 3개월간 실사…채무 추가 땐 유동성 어려움
태영그룹이 9일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해 대주주인 티와이홀딩스와 대형방송사 SBS 지분도 내놓을 수 있다고 입장을 바꾼 것은 자력으로는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 채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태영그룹은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 채무를 당초 2300억원 수준으로 파악했지만 최근 4000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그룹은 지난달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절차)을 신청했을 당시 채권단에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 채무가 2300억원 정도라고 통보했다. 이후 태영그룹은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가 약 500억원이 더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659억원만 태영건설에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지난 3일 채권자 설명회 이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만나 이 같은 사정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영그룹이 확인한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 채무는 더욱 늘어 최근에는 4000억원까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태영그룹에 약속 이행을 하지 않으면 11일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채권단이 워크아웃 개시 결정을 하지 않으면 태영건설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고, 이렇게 되면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은 기한이익상실(EOD)이 된다. 채권자들이 티와이홀딩스에 채권 청구를 하는 상황이 돼 그룹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태영그룹은 채권단과 금융당국에 필요하면 티와이홀딩스와 SBS 지분도 담보로 제공할 것이니 태영건설뿐 아니라 티와이홀딩스에 대한 채권도 유예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영그룹이 기존 자구안 이행을 확약하고 추가 자구안도 발표한 만큼 워크아웃 개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태영 측은 이날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금락 태영그룹 부회장은 “이미 실행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지원 외에 2조~3조원으로 추정되는 에코비트 매각대금,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 등 나머지 3가지가 계획대로 된다면 (기업개선계획이 확정되는) 오는 4월까지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워크아웃이 개시되더라도 태영건설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금융사 채무가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60곳의 자산·부채를 3개월 동안 실사한다. 이 과정에서 태영건설의 숨겨져 있던 채무가 추가로 발견될 수 있다. 예측하지 못한 시장상황 변동으로 우발채무가 현실화하면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유희곤·박채영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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