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재명 전원, 천준호 비서실장이 서울대병원 교수에 개인 휴대전화로 요청

최원영 기자 2024. 1. 9. 20: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 습격당해 자상을 입은 뒤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이 서울대병원 당직 교수에게 개인휴대전화로 직접 전원(轉院·병원을 옮김) 요청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이 대표를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기기로 한 뒤 이송 수단 관련 얘기가 나왔고, A 교수가 의학적 판단하에 헬기 이송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당 교수 “헬기 이송은 내가 제안했고 누구라도 마찬가지였을 것”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김모 씨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하고 있다. 김 씨 오른쪽의 민주당 천준호 비서실장이 놀란 모습. 유튜브 채널 ‘바른소리TV’ 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 습격당해 자상을 입은 뒤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이 서울대병원 당직 교수에게 개인휴대전화로 직접 전원(轉院·병원을 옮김) 요청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다만 해당 교수는 ‘헬기 이송은 이 대표의 출혈 등 상태를 고려해 자신이 제안했고, 의학적 기준에 맞는 판단을 내렸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 대표의 헬기 이송과 관련해 여러 의사단체가 고발장은 내는 등 관련 논란이 거센 가운데, 직접 관계된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입장이 나온 건 처음이다.

9일 서울대병원이 국회에 제출한 ‘이재명 대표 이송 및 치료 요청 경위’ 등을 종합하면 이 대표 전원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첫 연락을 한 사람은 천 실장이었다. 그는 2일 오전 11시 53분경 당직 근무 중이던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A 교수의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A 교수는 9일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며 “(천 실장으로부터) ‘지금 서울대병원에서 응급환자가 수술할 수 있냐. 환자를 받을 수 있겠냐’고 전화가 왔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천 비서실장이 ‘응급환자’라고만 해서 환자가 이 대표인지 몰랐고, ‘무슨 환자냐’라고 되물은 끝에 천 실장이 이 대표의 이름을 말했다는 게 A 교수의 얘기다.

천 실장이 ‘이 대표와 보호자가 서울대병원으로 옮겨 수술받길 원한다’며 전원 수용을 요청하자 A 교수는 “주치의에게 환자의 상태를 들어보고 (전원) 결정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후 천 실장이 김영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에게 전화를 바꿔주며 A 교수를 포함한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이 대표의 상태와 엑스레이 검사 영상 등을 전달받았다.

A 교수는 천 실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2019~2022년 (서울대병원) 주요 직책을 맡아 일하며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양쪽을 다 알게 됐다”면서 “(천 실장이) 내 개인 전화번호를 알고 (내 휴대전화에도) 천 실장 번호가 등록돼 있다”고 말했다.

‘특혜’ 논란이 불거진 헬기 이송에 대해 A 교수는 ‘내가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를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기기로 한 뒤 이송 수단 관련 얘기가 나왔고, A 교수가 의학적 판단하에 헬기 이송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헬기 이송에 대해 개입했을 거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A 교수는 “민주당은 저랑 헬기 얘기를 ‘10원어치’도 한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천 실장이 A 교수에게 이 대표 전원 수술 요청을 한 내용이 양측 대화의 전부였다는 것.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 습격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후 3시 18분경 구급차에서 내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피습 직후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처치받은 뒤 헬기를 타고 서울 용산구 노들섬으로 이송됐고, 노들섬에 대기 중이던 구급차에 실려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당시 김 센터장으로부터 이 대표의 상태를 공유받은 A 교수는 “우리(서울대병원) 쪽에 수술 가능한지 모르겠다. 확인해봐야 하겠다”고 한 뒤 서울대병원 중증외상최종치료센터장인 B 교수에게 상황을 전했다. 이후 B 교수가 A 교수에게 ‘OK(전원을 받기로 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오자 A 교수가 ‘그 정도 응급수술이랑 이럴 거면 헬기 이송을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는 게 A 교수의 설명이다.
A 교수는 “(이 대표가 다친) 경정맥은 우리 몸에 있는 제일 중요한 혈관 중에 하나”라며 “동맥 출혈도 있어 근육 내 출혈이 엄청나게 있어서 기본적으로 (헬기) 이송을 하게 되는 기준에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A 교수는 “일단 헬기는 서울대병원에서 요청은 안 했다”고 설명했다. 이송 수단은 절차상 전원을 보내는 병원이 요청해야 하는 만큼 헬기를 부른 건 부산대병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실제로 2일 낮 12시 41분 소방당국에 출동 요청을 의뢰한 건 부산대병원이었다.

또 A 교수는 “자꾸 뭐 ‘구급차로 옮겨도 되는 거 아니야’라고 하는데 제가 알고 있는 의학적 상식으론 그건 어림도 없는 얘기다. 저희 응급의학 쪽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헬기 타야 된다’ 생각한다”며 “다른 환자였어도 제가 당연히 헬기로 이송하라고 하고,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든 일반 국민이든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피습 8일 만인 10일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한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