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아메리칸 파이’ 부른 尹 “노래 한 소절, 힘 크더라”
“정부, 문화예술계 힘껏 지원하되 개입 않겠다”
“앞으로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신년회. 2년 연속 이 행사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4월 미국 국빈 방문 때 느낀 문화예술의 힘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백악관 국빈 만찬을 마치고 작은 음악회를 한다고 홀로 옮겨갔는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노래를 하나 하라고 하더라”며 “질 바이든 여사도 그렇고 제 집사람도 하라고 해서 학창 시절 좋아했던 ‘아메리칸 파이’를 한 소절 했는데 한국에 돌아와 보니 미국인들이 한국에 호감을 갖게 된 것에 엄청난 행사보다 그 노래 한 소절이 (미친 영향이) 훨씬 컸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아메리칸 파이는 미국 유명 가수 돈 매클레인의 노래다.
윤 대통령은 “(미국에 사는) 어떤 분이 그러기를, 이웃에서 현관문을 두들겨 열어보니까 애플파이를 하나 해 와서 ‘당신 나라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 너무 기분이 좋아 만들어왔다’고 하더라. 다시 한번 문화의 힘이 외교에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대 강연 때, ‘한국의 K 팝이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데 국가가 어떤 역할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던 일을 언급하면서 “정부가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며 “앞으로도 저희(정부)는 힘껏 지원하되 여러분이 하는 일에 대해 일절 개입하거나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이순재·최불암·이정재·독고영재씨, 가수 권인하씨, 신수정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국악인 유태평양씨, 댄스팀 원밀리언 리더 리아킴, 배우 하지성씨, 프로게이머 김관우씨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예술의전당 콘선트홀에서 열린 신년 음악회에도 참석했다. 음악회에는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 다문화·한부모 가족, 자살예방활동가, 장애예술인, 장애 아동·청소년, 쪽방 상담소·고용센터 직원, 소방관 등이 초청됐다. 윤 대통령은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 올라 출연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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