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즉위 300주년, 글·그림에 담긴 '탕평'
변차연 앵커>
올해는 조선시대 영조가 즉위한 지 300주년이 되는데요.
인물 등용에 '탕평'을 추구했던 영조의 글과 그림을 재조명하는 특별한 전시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습니다.
그 현장에 이채원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이채원 국민기자>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 서울시 용산구)
올해로 왕의 자리에 오른 지 300년째 되는 영조! 여러 붕당의 인물을 고루 등용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탕평책'을 추구했는데요.
영조의 '탕평'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글과 그림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화 인터뷰> 이수경 /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관
"탕평한 세상을 이루기 위해 글과 그림으로 소통하는 방식에 주목하는 전시입니다. 화려한 품격과 장중함을 대표하는 54건 88점을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붕당의 폐단을 직시하고 '탕평'의 필요성을 반영한 영조의 책자가 눈길을 끄는데요.
반란의 근본적 원인이 파벌 싸움에 휩싸인 붕당에 있다고 쓴 '감란록', 또 왕실의 정통성을 의심하면 역적이라고 한 '어제대훈'도 보입니다.
인터뷰> 김용수 / 서울시 금천구
"남의 글을 통해서 보던 책을 직접 볼 수 있어서 굉장히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들 사도세자가 성균관에 입학한 것을 기념해 세운 <탕평비>의 '탑본'.
'탑본'은 비석에 새겨진 글씨를 종이에 그대로 떠낸 것을 말하는데요.
'두루 사귀고 치우치지 않음은 군자의 공정한 마음'이라는 영조의 글이 쓰여 있습니다.
인터뷰> 이우제 / 서울시 강남구
"영조가 이런 탕평비를 세운 게 정말 대단하며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휴대전화에 국립박물관 전시 안내 앱을 설치하면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전시 내용을 들을 수 있는데요.
현장음>
"앞에 보이는 글씨는 영조가 직접 짓고 성균관 앞에 세운 비석을 탑본한 것입니다."
영조가 노년에 그린 <바위그림>, '탕평'에 대해 언급한 글이 쓰여 있는데요.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한쪽으로 치우쳐 백성을 돌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글이 인상적입니다.
영조가 총애했던 화가 김두량이 그린 <삽살개>가 일반에 처음 공개됐는데요.
눈을 부릅뜨고 이빨을 드러내며 아무 때나 짖는 삽살개 모습, '탕평'을 반대하는 신하들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그림 윗부분에는 삽살개가 낮에도 마구 짖는다며 영조가 야단치는 시가 쓰여 있습니다.
현장음>
"사립문을 밤에 지키는 것이 너의 일이거늘 어찌하여 길에서 낮에 이같이 짖고 있는 게냐!"
인터뷰> 이원우 / 서울시 마포구
"저희 집에 삽살개가 살고 있어서요. 더 반갑기도 하고 실물로 이 그림을 보니까 너무 좋았습니다."
영조가 가장 신임했던 암행어사 박문수의 초상화 두 점, 각각 38세 때 모습과 60세 때 모습을 담았습니다.
신하였던 박문수는 나랏일에 대해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고 영조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는데요.
박문수가 세상을 떴을 때 '탕평'을 중시했던 영조는 "그가 갔으니 그 누가 나의 마음을 알아줄 것인가!" 하고 탄식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윤혜림 / 서울시 노원구
"전시 주제인 탕평 정치에 있어서 핵심적인 인물의 초상을 볼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미취학 아동과 노약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이번 전시, 오는 3월 10일까지 계속됩니다.
(촬영: 최미숙 국민기자)
이채원 국민기자
"글과 그림의 힘을 통해 백성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영조. 즉위 300주년을 맞아 이곳 특별전을 감상하면서 그가 추구했던 '탕평'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국민리포트 이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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