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가 故 이선균을 추모하는 법[MD이슈](종합)

남혜연 기자 2024. 1. 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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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배우 이선균 /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남혜연 기자]이번에는 남겨진 사람들이 나선다. 눈물을 거두고, 떠난 동료에 대한 추모와 함께 더이상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위해서다.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칭)은 오는 12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한다.

문화예술인 연대회의는 9일 “지난 12월 27일 작고한 고(故)이선균 배우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면서 “수사당국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언론의 자정 노력과 함께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 삭제 요구, 문화예술인의 인권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재개정 등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는 봉준호 감독 그리고 가수 윤종신, 배우 최덕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고영재,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 등이 참석한다.

영화인들이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이선균이 마약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음에도 계속된 무리한 수사로 고통을 받았다는 시각에서다. 또 고인은 사건과 별개인 사적인 대화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영화인을 포함한 문화예술인들은 이제라도 이선균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데 뜻을 함께 했다.

문화예술인 연대회의 관계자는 이날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허무하게 누군가를 또 다시 떠나 보내는 일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연 뒤 “먼저 ‘공인’에 대해 다시 정립하려 한다. 또 피의사실공표죄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희생양이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선균이 갑작스럽게 떠난 뒤 수면 뒤로 떠오른 것은 피의사실 공표죄다. 경찰이 이선균과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에게 마약 투약 의혹을 무리하게 제기하면서 수사를 이어왔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피의사실 공표죄는 피의자의 기본권과 국가의 범죄수사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입법됐으나 이는 국민의 알 권리와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으나 이번 이선균 사건 수사를 통해 개념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다시 한번 일었다.

이 관계자는 또 “누구를 위한 마약수사인지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혹여라도 이슈를 만들어 시선을 돌리기 위한 수사는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영화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례적이다. 떠나간 동료에 대한 그리움을 각종 시상식과 제작보고회 등에서 밝힌 적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처음인 것.

떠난 이선균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하다. 그가 생전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임했던 작품에 대한 재조명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그가 남긴 건 작품만이 아닌 듯 하다. 누구보다 연기를 사랑했던 그를 안타깝게 떠나보낸 뒤 여느 때와 달리 남겨진 선후배 문화예술인들은 힘을 합쳐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나섰다.

한편,  29개 문화예술 관련 단체가 뜻을 같이한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제작보고회와 배우 인터뷰 시간이 속속 변경되고 있다.

넷플릭스 ‘선산’ 측은 “제작발표회 시간이 당초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로 변경되어 안내드린다”라며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 발표가 기존 시간에 진행됨에 따라 행사 시간이 변경된 점 너른 양해 부탁드리겠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에 출연한 배우 수현 역시 인터뷰 시간을 변경했다. ‘경성크리처’ 측은 이날 같은 이유로 수현의 인터뷰 첫 타임을 오후 2시 30분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변경하게 됐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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