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먹방에 또 '오픈런'…이젠 흥행에 '필수'라는데
케이크 맛집 소개하자 오전부터 대기 줄
불닭볶음면·약과 등은 대중화
“'할명수' 유튜브에서 소개된 것 보고 맛이 궁금해 오픈런 했어요”
지난 주말 오전 10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내 케이크 전문점 키친205 앞에는 명품 매장 '오픈런' 뺨칠 정도로 많은 인파가 줄을 섰다. 이 가게가 생딸기와 동물성 생크림 주재료로 만든 4만2000원짜리 딸기케이크를 사려고 이른 아침부터 몰린 것이다.
기존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맛집으로 꼽히면서 MZ(밀레니얼+Z)세대 고객이 많았지만 최근 더욱 유명세를 탔다. 박명수의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 유명 딸기케이크를 리뷰하는 먹방 콘텐츠에서 가장 맛있는 케이크로 꼽히면서다.
서울 목동에서 자녀들과 함께 이 매장을 찾았다는 한모 씨(40)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이크여서 일부러 매장을 찾아와 구입하곤 한다”면서 “유튜브 방송에서 박명수가 2년 연속 국내 1위 케이크로 꼽는 영상을 봤는데 그래서 그런지 원래도 붐비던 곳이지만 손님들이 더 늘어난 느낌”이라고 했다.
이처럼 식품업계에서 '파워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유튜브 영상 등에서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짧게 언급만 해도 판매가 늘고 신제품이 출시될 정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방탄소년단(BTS) 효과를 톡톡히 본 대표 사례다. 2012년 출시 당시엔 “너무 매워서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8년부터 BTS 멤버 지민이 라이브 방송에서 자주 먹는 모습이 노출되며 해외 팬에게 알려졌다.
주요 외신 보도에서 불닭볶음면과 관련한 대해 분석이 나올 정도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양식품 창업자인 고(故) 전중윤 전 명예회장의 며느리인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부회장의 일화를 보도하면서 ‘K라면’ 대표 브랜드인 불닭볶음면의 성공 배경을 짚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코스트코와 월마트, 앨버슨 등 대형마트에 진출해있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프리미엄 라면 중 판매량 우수 제품 중 하나다.
세계 각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불닭 챌린지’가 확산했고, 불닭 브랜드 매출은 2016년 1418억원에서 2825억(2018)→4100억(2020)→6100억원(2022년)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 입어 삼양식품의 주가는 지난해 코스피가 19% 상승하는 동안 70% 뛰었다. 삼양 제품을 포함한 한국의 라면 수출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유명인이 자연스럽게 소개한 제품이 대박을 터뜨린 사례는 또 있다. 지난 6월 웅진식품의 ‘자연은 토마토’ 주스는 품귀 현상을 보였다. 꾸준히 판매가 이뤄지던 제품이지만 품절 대란이 인 것은 이례적이다. 유튜버 ‘꽈추형’으로 유명한 홍성우 비뇨기과 전문의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냉장고에서 토마토주스를 꺼내 마시는 일상을 선보이면 소비자들 관심을 끌었다. 그는 “토마토가 전립선 질환과 유방암 예방에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당시 토마토주스 상표는 모자이크 처리됐지만, 방송 직후 쿠팡·G마켓·11번가 등 각종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자연은 토마토가 빠르게 동났다. ‘자연은 토마토’가 품절되자 비슷한 상품인 ‘가야농장 토마토주스’ 판매가 증가하기도 했다.
유튜버 먹방을 통해 약과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과거 전통시장에서나 볼 수 있던 약과는 요즘 2030들에게 인기가 높은 디저트 매장이나 편의점에 없어선 안 될 품목이 됐다. ‘약과 쿠키’ ‘약과 크로플’ 등이 인기를 끌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는 ‘약케팅’(약과+티케팅)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약케팅은 소비자들이 e커머스에서 약과를 사기 위해 ‘광클’하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선 이런 현상이 63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여수언니’가 작년 초 경기 의정부 맛집 장인한과의 약과들을 소개하면서 본격화한 것으로 본다. 이런 추세를 지켜본 SPC삼립, 신세계푸드 등이 약과를 활용한 디저트 제품을 출시했다. 편의점 GS25는 업계 최초로 자체브랜드(PB) ‘행운약과’를 론칭하면서 상품 개발을 위한 ‘약과연구소’까지 신설했다.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광고 효과가 커지면서 아예 기업들이 마케팅뿐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인플루언서를 참여시켜 제품 출시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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