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집 샀는데 ‘0원’ 들었어요…지방서 고개 드는 ‘갭투자’
[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입니다.
'뉴스더하기' 박연선입니다.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수도권에서 지방 중소도시로 옮겨가는 분위기입니다.
한 부동산 플랫폼 자료에 따르면 충남 아산시에선 최근 3개월 동안 전국에서 가장 많은 31건의 갭투자가 이뤄졌고, 인천 서구에 이어 천안시 서북구가 29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갭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경기도 화성, 평택, 수원시에서 거래량이 급감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인데요,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불과 수백만 원 수준의 거래 사례가 늘고 있고, 일부 아파트 단지에선 세입자가 내는 전세금만으로만 아파트를 매입하는 '무자본 갭투자' 사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방의 갭투자는 주로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요,
천안의 한 아파트의 경우 전용 59㎡형이 지난해 11월 22일 1억 5천만 원에 매매된 뒤, 다음 달 7일, 1억 5천만 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말 그대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아파트를 사들인 셈입니다.
[송승현/부동산 컨설턴트/'도시와경제' 대표 : "지방의 중소도시 같은 경우도 아산 탕정이라든지 산업이 잘 육성된 곳들이거든요. 투자 수요뿐만 아니라 향후에 내 집 마련을 하려고 하는 실수요자들도 이런 직주근접이 가능한 지역에 투자하게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요."]
아파트를 매매한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3개월 안에 임대를 목적으로 전·월세 계약을 맺으면 '갭투자' 거래로 분류되는데요,
문제는 이런 '갭투자'가 집값 하락기, 역전세 상황이 발생해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하기 어려운 '깡통전세'를 유발할 수 있단 겁니다.
실거주 목적의 내 집 마련을 위한 갭투자는 투기가 아닌 투자로 구분되지만, 세입자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무자본 갭투자'는 투기나 다름 없는 거죠.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 계획이 있는 무주택자들의 경우 이 '갭투자'에 대해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박유석/대전과기대 금융부동산행정과 교수 : "앞으로 2~3년 후에 주택을 마련하고 싶은데 지금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산다고 할 경우 전세자금을 빼줄 수 있는 돈을 마련하면 좋은 내 집 마련의 방법이 될 수가 있어요. 전세가가 매매가의 80% 이상 된다고 할 경우에는 주의하시는 게 좋은데요, 시장의 변동성을 생각해보면 10~20%는 충분히 가격이 변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80% 이하의 전세로 들어가시는 거를 추천해 드리고…."]
지난 몇 년 간 뉴스를 뒤덮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전세 사기' 피해.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음에도,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여전히 갭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 우려스러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 였습니다.
박연선 기자 (z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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