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진입 시도한 대학생 구속영장, 법원서 모두 기각

이홍근 기자 2024. 1. 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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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진입 시도 사건으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10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대진연 회원들이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하다 체포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송경호 영장전담판사는 9일 오전 10시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대진연 회원 10명을 대상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 판사는 “집단적 폭력 행위를 계획하거나 실행하지 않은 점, 피의자들이 대체로 객관적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점, 향후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출석할 것을 다짐하는 점, 피의자들의 연령, 직업, 주거 관계에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수사의 원칙까지 고려하면 구속의 사유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대진연 회원 30여명은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을 규탄했다. 대진연 측은 “김건희 특검을 거부한 윤석열 정권은 퇴진하라는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정당한 면담을 요청한 것인데 폭력적으로 연행했다”면서 “동지들을 구출해 국민의 목소리가 얼마나 강력한지 증명해 보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진연 회원들이 심사를 마치고 나오자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다른 회원들은 “애국 대학생을 석방하라”면서 응원했다. 심사를 받은 회원들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호송차에 탑승했다.

대진연 회원 20여명은 지난 6일 오후 1시쯤 용산 대통령실 앞에 모여 ‘김건희를 특검하라’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실 면담을 요청했다. 이어 옛 국방부 서문과 울타리 등을 통해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은 서울 용산경찰서 등에 나눠 입감하고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한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했다.

전날 경찰은 20명 중 16명에 대해 “범죄 행위가 중하다”면서 건조물침입과 미신고 집회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초범 여부와 나이 등을 고려해 10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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