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지분 매각` 카드 꺼낸 태영… `産銀 "안지키면 워크아웃 중단"
조건 달아…4월까지 태영건설의 유동성 문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채권단 “자구계획 중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으면 워크아웃 중단”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 개시 결정 이틀을 앞두고 태영그룹이 'SBS 지분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요 채권단 분위기는 일단 긍정 반전했다. 전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미집행분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빌려준 사실도 신뢰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 워크아웃이 무산될 위기에서 벗어난 만큼 중소형 채권단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남은 절차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태영측인 'SBS 지분 매각' 카드 앞에 '필요시'라는 단서를 달아, 향후 워크아웃 진행과정에서 진정성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산업은행은 9일 태영그룹이 내놓은 추가 자구계획에 대해 "채권단이 긍정 평가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동시에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이 발표한 추가 자구계획 및 대주주의 책임 이행 방안을 토대로 각 채권자 앞 워크아웃 개시와 정상화 추진을 위한 협조도 요청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추가 자구안. 그간 태영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고수했다. 기업가치가 2조원으로 추산되는 에코비트로 유동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수합병(M&A) 시장 상황이 냉랭해 제값을 받지 못할 수 있고 매각 자체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채권단은 TY홀딩스와 SBS 지분에 대한 자구안을 통해 경영진의 약속 이행 의지를 확실히 하라고 촉구했다. 금융당국과 정부도 '남의 뼈를 깎는 자구안'이라며 고강도 비판을 이어갔다.
결국 태영은 이날 "필요할 경우 TY홀딩스·SBS 주식 지분을 담보로 유동성을 해소 하겠다"며 '백기투항'했다. 이후 워크아웃에 대한 실무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소형사를 포함한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어야만 워크아웃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영의 추가 자구안에 따르면 TY홀딩스·SBS 주식 지분 담보 규모는 '지분 전체', 시행 시기는 '4월까지 태영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다. 태영그룹 사주 일가의 TY홀딩스 지분율은 33.7%, 800억원 규모다.
산업은행은 10일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주요 채권단을 재소집한다. 태영그룹이 추가 자구안을 내놓음에 따라 지난 8일 취소됐던 주요 채권자 회의를 다시 열기로 한 것이다. 회의에는 태영그룹 관계자들도 직접 참석한다. 태영그룹 임원들이 직접 참여해 자구안의 진정성과 워크아웃 개시 동의를 호소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태영은 이날 추가 자구안에 대해 '필요 시'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이에 대한 채권단별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산은은 이에 따라 오는 11일까지 금융권 의견 수렴 및 설득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의 75%(신용 공여액 기준)가 동의해야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채권단은 대주주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계획 중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또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될 경우에도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할 계획이다.
오는 11월 채권자 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가 가결되면, 정부는 태영건설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다. 곧장 정상화에 대한 가능성 분석과 추진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핵심은 정상화 가능성이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1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올해도 그 이상 실적을 올릴 사업계획이 마련돼 있다. 대체로 양호한 사업장이 많아서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문제가 해소된다면 빨리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워크아웃 졸업을 위한 여력이 충분하다고 피력했다.
태영건설은 수주 잔고가 12조5000억원으로, 3년 간 매년 3조원씩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봤다. 이중 71%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이 없는 수주라고도 강조했다. 아파트 분양 현장은 총 21곳(1만9340가구)으로, 이 가운데 19곳(1만7458가구)의 분양이 100% 완료됐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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