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약속은 어디로?’ 향토유산 잣성 비자림로 공사로 훼손
[KBS 제주] [앵커]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경관 훼손 논란과 함께 제주의 목축 문화를 간직한 잣성 훼손으로도 논란을 빚었죠.
5년 전 이러한 비판이 커지자 제주도는 공사 구간 내 잣성 보존을 약속했는데, 보존은커녕 잣성이 사라졌습니다.
임연희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경관 훼손 논란이 일었던 비자림로 확장 사업.
이 공사로 제주의 목축 문화 유산인 잣성 일부가 훼손된 사실이 KBS 보도로 드러났습니다.
[이양문/당시 제주도 도시건설국장/2019년 3월 : "잣성 추정 돌담이 훼손되지 않도록 회전교차로 시설계획을 현재보다 우측으로 16m 정도 이동해서."]
공사가 재개된 비자림로 확장 공사 구간 회전교차로를 찾았습니다.
도로 옆은 성인 키 두 배를 훌쩍 넘은 돌 무더기로 임시 폐기물 야적장이 됐습니다.
돌 무더기 뒤편 베어진 나무 사이로 돌담이 드러납니다.
조선 시대부터 보존되어온 잣성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공사 현장의 돌 무더기들로 잣성이 뚝 끊겼습니다.
마을 주민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 합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수 년간 이 일대를 수없이 관찰했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최근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하면서 잣성 일부가 훼손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제주도는 이곳에 잣성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훼손 논란이 빚어진 이듬해 이뤄진 '잣성 유적 실태조사 용역' 결과, 비자림로 확장 구간엔 잣성 자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겁니다.
[오성한/제주도 도로계획팀장 : "야적된 부분에 하잣성이 있다고 (주민이) 말씀하시는 부분은. 우리가 2019년 조사한 용역 결과에 의하면 하잣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용역에 참여한 연구원은 비자림로 확장 구간 돌담에 대해 잣성이라고 KBS에 밝혔습니다.
당시 용역 보고서 기술 기준상 세종 실록 기록에 근거한 하잣성에만 포함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보존 가치가 있는 잣성은 분명하다는 겁니다.
[잣성 조사 용역 연구원/음성변조 : "이 잣을 이용해서 교차 방목을 했기 때문에.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제주) 생활사에 있어서 잣이 된다. 잣성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비자림로 확장 공사로 수 년째 갈등을 빚어온 제주도. 공식 발표까지 했던 향토 문화 유산 보전 약속은 공염불이 됐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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