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초 다투는데…동네별로 10분 넘게 차이
[KBS 부산] [앵커]
분초를 다투는 응급 상황에서 동네별로 환자를 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제각각입니다.
같은 부산에 살더라도 지역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건데요.
부산의 응급의료체계 현주소와 개선 방향을 찾아보는 연속보도, 정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내버스 승객이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더니 의식을 잃고 쓰러집니다.
다른 승객들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동시에 119신고까지 해 다행히 쓰러진 승객은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이처럼 생사를 가르는 응급 상황은 누가, 언제 어디서 맞이할지 알 수 없습니다.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는 이런 구급차의 빠른 현장 도착과 병원 이송, 또 병원에서의 적절한 조치가 마치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응급의료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산 안에서 동네별로 응급환자의 병원 이송 시간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살펴봤습니다.
심장마비 등 심정지 의심환자의 부산 내 평균 이송 시간은 26분.
그런데 강서구에서는 환자 이송에 평균 36.5분이 걸렸습니다.
가장 적은 시간이 걸린 부산진구 22분과 비교하면 14분 넘게 더 소요되는 셈입니다.
보다 면밀한 응급 치료가 요구되는 뇌졸중이나 뇌출혈 등 심뇌혈관 의심환자의 이송 시간도 동네별로 다릅니다.
금정구는 병원 이송까지 평균 40분이 걸리는데, 부산 지역 평균인 31분을 크게 웃돌 뿐 아니라 중구와는 16분이나 차이가 났습니다.
도심 외곽 지역으로 갈수록 마땅한 병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김병권/동아대병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교수 :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전에 이송한다는 게 쉽지가 않거든요. 그러니까 뇌졸중 같은 경우에는 실질적으로는 외곽으로 나가면 뇌졸중을 보거나 하는 의사가 없어요."]
여기에 비응급 신고도 빠른 병원 이송을 막는 걸림돌입니다.
[신현호/부산소방재난본부 구급조정관 : "단순 감기나 치통 같은 비응급 환자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출동으로 인한 공백이 발생하게 되어 정말 응급한 환자의 출동이 늦어질 수 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도심 외곽 응급의료체계를 점검하고 혼잡한 도심 내 응급환자 이송 개선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명진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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