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에 박쥐가…“사전점검 다시 해야”

백상현 2024. 1. 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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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세종의 신축 아파트


■ 미시공·하자 논란 세종 아파트 품질 점검

하자 논란이 불거진 세종의 한 대단지 신축 아파트에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이 방문했습니다. 건축과 소방, 전기 전문가와 공무원 등 15명으로 구성된 점검단은 오늘(9일) 오후 지하주차장과 현관 등 아파트 공용 시설과 동별 개인 세대 50곳을 대상으로 공사 상태를 점검했습니다.

완공을 앞두고 진행된 통상적인 절차이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결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앞서 입주 전 사전 점검 결과 미시공과 하자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난데없이 세대 안 곳곳에서 인분까지 발견되며 인터넷에서 원치 않는 유명세를 치러야 했습니다.

세종시는 점검 결과 확인된 문제에 대해 건설사에 시정을 요구하고 이행 내용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시는 또 건설사 측과 입주 예정자, 감리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입주 예정자들은 공사가 마무리된 뒤 사전 점검을 다시 진행하는 방안을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 공사 안 끝났는데 사전 점검…하자까지

이 아파트에서는 어떤 일이 있던 걸까요? 이 아파트의 입주 전 사전점검은 지난 5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됐습니다. 보통 사전점검은 신축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입주 예정자가 앞으로 살 공간을 돌아보고, 혹여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로 이용합니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경우 세대 내부는 물론 외부 공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사전점검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사전점검 당시 촬영된 영상을 보면 한 복층 세대 안에는 각종 자재와 쓰레기가 널려있었습니다. 도배가 되지 않은 건 물론 전선이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가구는 마감 처리가 되지 않았고 내부 계단의 철제 구조물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공사가 진행 중인 아파트


당초 이 아파트는 관련법에 따라 입주 45일 전인 지난달 중순 사전 점검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공사 완성도를 높이겠다며 수천만 원의 과태료까지 낸 뒤 사전 점검 3주나 미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점검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던 겁니다. 한 입주 예정자는 전화 인터뷰에서 "뭘 점검하라고 부른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집 안에서 발견된 박쥐


하자도 쏟아졌습니다. 입주할 집을 둘러본 사람들은 창문이 달리지 않거나 마감이 되어 있지 않고 천장에는 높낮이 차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 4세대에서는 화장실에서 인분이 나왔습니다. 집 안에서 살아있는 박쥐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건설사 측은 "공사 기간이 짧은 건 아니었다"며 "자재 수급 불안정과 날씨 문제로 공사가 늦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하자에 대해서는 신고 접수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불이 난 아파트 내부 모습


■ 화재 사실 뒤늦게 알려져…"안전 점검"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안전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지난달 26일 밤에서 27일 새벽 사이 아파트 지하 전기실에서 불이 났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건설사 현장사무소는 전기적 요인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불이 난 동은 33층인데 일부 세대 내부에 그을음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건설사 측은 화재 상황에 대해 "건물 내부 통신선이 연결된 곳에서 제한적으로 발생한 일"이라며 "비파괴 검사 형태로 안전 진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아파트 준공과 입주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준공과 입주 연기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안전한지, 제대로 완성했는지 확인하고 아파트에 들어가겠다는 겁니다. 입주 예정자들로 구성된 하자점검TF는 취재진과 만나 "건설사가 하자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내 집 마련이 너무나 간절한 시대. 힘들에 마련한 내 집 대한 꿈으로 가득 차 있던 입주 예정자들의 실망과 분노는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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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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