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습격범 '신상 비공개'… "이유도 밝힐 수 없다"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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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를 받는 피의자 김모(67)씨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같은 해 1월 제주경찰은 지역 유명 음식점 대표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 비공개를 결정하며 "수사가 진행 중으로 공공의 이익 유무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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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지나치게 소극적" 비판의 목소리
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를 받는 피의자 김모(67)씨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 결정에 대해 경찰이 일관성 없는 잣대를 적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경찰청은 9일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김씨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신상정보공개위에는 외부위원 4명, 경찰 내부위원 3명 등 7명이 참여했는데 신상공개 결정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살인·살인미수, 성폭력 등 강력 범죄에 한해 피의자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강력 범죄 피의자의 경우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사건,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 피의자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국민 알권리 등 요건을 갖춰야 신상 공개가 가능하다.
경찰은 “신상공개 요건에 맞지 않아 비공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비공개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심의위원, 신상 비공개 이유 등은 밝히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최근 주요 사건 피의자에 대한 신상정보 비공개 사례와 비교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해 3월 인천경찰청은 ‘남촌동 택시기사 강도 살인’ 피의자 신상정보 비공개 결정을 내리며 “피의자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피의자 2명 중 1명의 신상만 공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 1월 제주경찰은 지역 유명 음식점 대표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 비공개를 결정하며 “수사가 진행 중으로 공공의 이익 유무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2020년 5월 경기북부지방경찰청도 경기 파주에서 5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바다에 버린 혐의로 구속된 30대 피의자의 신상 비공개 결정과 관련해 “신상공개로 인한 범죄예방·재범방지 등 공익보다 피의자 및 피해자 가족의 2차·추가적 피해 등 인권침해 우려가 크다고 판단됐다”고 했다.
때문에 이번 사건에서만 유독 경찰이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범행 전 작성한 이른바 ‘변명문(남기는 말)’의 내용과 김씨의 당적도 함구해 야당 등 정치권의 반발을 샀다. 부산지역 법조계 관계자는 “이 사건의 경우 피의자 신상공개가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비공개 이유는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상정보공개위는 2018년부터 작년까지 전국에서 59건 열려 35건이 공개, 24건이 비공개됐다. 다만, 2021년엔 12건 중 9건, 2022년 6건 중 4건, 작년엔 7건 중 6건이 공개되는 등 최근 국민의 알권리를 더 존중하는 추세여서 야당 대표를 겨냥한 이번 사건의 비공개 결정이 이례적이란 지적도 있다.
경찰은 10일 김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부산=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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