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보호병동 없애는 종합병원…“응급 치료 포기한 셈”

이세연 2024. 1. 9. 18: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 정신질환자는 411만 명, 그중 조현병 등 중증 정신질환자는 65만 명으로 집계됩니다.

하지만 응급 상황에 놓였을 때 이들이 입원 치료할 보호 병동은 6년 새 만 2천 병상이 줄어드는 등 부족 현상이 심각합니다.

이세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년 전 문을 연 8백 병상 규모 종합병원입니다.

정신과 보호 병동은 처음부터 만들지 않았습니다.

자살 시도나 발작이 우려되는 응급 환자가 와도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해당 병원은 "많은 인력이 필요한 반면 수요가 예측되지 않아". 보호병동 설치를 계획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손지훈/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부교수 : "병원 입장에서는 같은 공간을 이용할 때 정신건강의학과 공간으로 이용하면 아무래도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고요."]

정신과 보호병동을 운영 중인 병원도 병상 수를 줄이고 있습니다.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종합병원에선 6년새 천 병상, 종합병원 이하까지 포함하면 만 2천여 병상이 축소됐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정부 방침에 따라 입원실당 병상 수를 10개에서 6개로 줄였는데, 진료비 수가는 타 진료과 평균의 40%로 유지돼 운영에 타격이 컸습니다.

피해는 환자 몫입니다.

[조현병 환자 가족/음성 변조 : "입원이 안되기 때문에 그냥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사고가 터져야지만 입원이 된다는 거예요. 범죄자가 되든가, 자해 타해 위험성이 있다든지."]

정부가 올해부터 보호 병동 집중관리료 등을 개선하기로 했지만, 병상 수 회복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병철/대한신경정신의학회 보험이사 : "입원일당 진료비를 올려서 최소한 (타 진료과) 평균 정도의 수준은 갖춰놔야 폐쇄 병동들이 유지가 되고 정신과 환자들이 입원할 수 있는 환경이…"]

이와 함께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보호 병동 설치 여부를 포함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촬영기자:홍병국/영상편집:이태희/보도그래픽:박미주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세연 기자 (say@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