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태원특별법' 단독처리 야당에 "합의 안 돼…재난 정쟁화 의도"

"특별법 초점 피해자 구제에 맞춰져야"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1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임명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에 대한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이 재석 282명 중 찬성 107표, 반대 173표로 부결되고 있다. 2024.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국민의힘은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골자로 한 이태원참사특별법(이태원특별법)이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처리되자, 합의되지 않은 법안 처리라며 재난을 정쟁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정희용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이태원 사고는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적 참사"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는 여야가 다르지 않으며, 이태원 참사의 사회적 중대성을 고려할 때 이태원특별법은 반드시 여야 간 합의 처리가 필요했던 법"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변인은 "법안 합의를 위해 국민의힘은 끝까지 노력했지만, 편파적인 특조위 인원 구성과 특조위 권한의 문제, 법률안의 불명확성 등으로 최종적인 합의를 이루지 못한 부분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또 "금일 합의되지 않은 특별법을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한 것은 총선을 앞두고 재난을 정쟁화하고, 대통령에게는 일방적 국정운영이라는 저급한 프레임을 씌우면서, 여당에는 비극적 참사를 외면한다는 비정함을 덧씌우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지 않았다"면서도 "수사와 재판으로 책임자 파악과 처벌, 국회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 규명이 이뤄진 상황에서 특별법의 초점은 희생자 추모와 유가족 지원,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피해구제 등에 맞춰져야 한다. 국민의힘은 관련법을 지난해 12월 발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지금까지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은 민주당을 포함한 야 4당이 진정으로 희생자를 추모하고 실질적으로 유가족을 지원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선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골자로 한 이태원참사특별법이 국민의힘 퇴장 속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여야는 본회의에서 재석 177명, 찬성 177명으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표결 전 퇴장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김진표 국회의장 중재안을 반영한 것으로, 특별검사(특검)조항을 삭제하고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정쟁화 논란 방지를 위해 법안 시행일을 총선 뒤인 4월10일 이후로 조정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쟁점인 특조위 구성을 놓고 이날까지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는 끝내 불발됐다. 여당 의원들은 민주당 주도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데 반발해 표결을 앞두고 퇴장했다.

buen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