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혼자 뒀다가 불길 ‘화르륵’…“주인이 재산 피해액 일부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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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나 강아지 등 반려동물만 있는 집에서 전기기구 작동으로 인한 화재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만약 반려동물이 불을 내 건물에 재산상 피해가 발생했다면 주인은 얼마의 배상을 해야 할까.
지난해 12월3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오피스텔 건물에서도 고양이에 의한 전기레인지 작동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당시 소방당국은 사람이 없는 집에 전기레인지가 켜져 있었고, 거주자가 고양이 1마리를 키우고 있다는 점 등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고양이에 의한 전기레인지 작동'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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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은 불길 쉽게 번져 책임범위 제한”
고양이나 강아지 등 반려동물만 있는 집에서 전기기구 작동으로 인한 화재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만약 반려동물이 불을 내 건물에 재산상 피해가 발생했다면 주인은 얼마의 배상을 해야 할까.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작동시켜…법원 “주인이 절반 정도 책임”
반려동물이 낸 화재사고에 대해 주인이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전기제품의 전원을 빼두는 등 화재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조해근 부장판사는 보험사가 A씨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보험사가 청구한 5995만원 가운데 3597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사건은 2021년 11월 오후 9시경 A씨가 집을 잠시 비운 사이 발생했다. 당시 A씨가 거주하던 경기 김포의 한 오피스텔에 난 불은 A씨의 집과 이웃집, 엘리베이터까지 번졌다.
소방당국은 A씨가 기르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전원을 누르면서 위에 있던 종이에 불이 붙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보험사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주인 A씨에게 보험금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고, 법원은 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다만 세입자인 A씨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고 책임범위를 제한했다. 오피스텔은 화재에 취약하다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어서다.
재판부는 “집합건물은 화재 연소 확대가 매우 쉽게 이뤄질 수 있으므로 피고만이 피해 배상을 모두 감당하는 건 공평의 원칙에 반한다”며 “A씨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으므로 책임을 6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반려동물 화재사고…“전원 차단이 중요, 스마트플러그 설치도 대안”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비슷한 유형의 화재사고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오피스텔 건물에서도 고양이에 의한 전기레인지 작동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당시 소방당국은 사람이 없는 집에 전기레인지가 켜져 있었고, 거주자가 고양이 1마리를 키우고 있다는 점 등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고양이에 의한 전기레인지 작동’으로 봤다.
또 같은해 10월에는 서울 은평구 대조동 빌라에서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건드려 난 불로 약 684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전기레인지는 보통 버튼에 손을 대는 ‘터치’ 방식으로 전원이 켜진다.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는 고양이의 특성상 싱크대에 뛰어올라 돌아다니다가 발바닥이 전기레인지 버튼에 닿아 전원이 켜질 수 있다.
고양이 1마리를 키우고 있는 유튜버 B씨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하루는 삑삑 소리가 나서 보니 고양이가 발로 전기레인지 버튼을 켰더라”며 “깜짝 놀라서 덮개를 구매해 사용을 하지 않을 때는 덮어둔다”고 말했다.
사람이 없는 집에서 불이 나면 조기 대처가 힘들어 주민의 안전을 더욱 위협할 수 있다. 또 반려동물은 스스로 대피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외출할 때는 반드시 전기제품의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만약 자주 잊어버린다면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전원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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