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솔로 컴백' 규현 "제 의견 줄이려고 노력했어요"
타이틀곡 '그렇지 않아' 포함해 앨범 전반에 회사 의견 적극 반영
슈퍼주니어 리더 이특 MC 맡아 지원사격, 예성·려욱과 유닛 곡도 실어
'그렇지 않아'와 수록곡 '사랑이었을까' 라이브 무대 선보여
그룹 슈퍼주니어의 리더인 이특이 낭랑하게 말했다. 18년째 함께 활동 중인 팀의 막내 규현이 기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안테나에 새 둥지를 틀고 처음 내는 앨범 쇼케이스 MC를 맡은 그는, "가능하다면 보정도 부탁드린다"라고 너스레를 떨고 "규현이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취재진 앞에 큰절까지 올려 웃음을 자아냈다.
2014년 첫 솔로 앨범 '광화문에서'를 낸 후 10년, 규현은 새로운 곳인 안테나에서 솔로 앨범 '리스타트'(Restart)를 내게 됐다. 앞서 이특이 언급한 것처럼, 여러 개의 예능에 출연하고 뮤지컬을 병행하면서 슈퍼주니어 투어까지 다방면으로 바빴던 그는 녹음할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빴지만, 공들여 이 앨범을 만들었다. 앨범 작업 과정에서 특히 본인 의견을 줄이고 회사 의견을 많이 반영하려 했다.
'솔로 가수' 규현이 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리스타트' 쇼케이스를 열었다. MC 이특이 진행한 이날 행사에서 규현은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수록곡으로 꼽은 '사랑이었을까'와 타이틀곡 '그렇지 않아'를 라이브로 불렀다.
2년여 만에 발표하는 새 앨범. 규현은 이번 앨범을 "타이틀 한 곡만을 위한 앨범이 아니라 콘서트를 위한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플레이리스트를 들어봤을 때 하나의 공연을 보는 듯한 리스트를 만들어 봤다. 전 곡을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특히 규현은 본인의 의견보다는 회사 의견을 더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 의견을 많이 줄이려고 노력했다. 제 의견을 계속 피력하면 그동안 제가 해왔던 음악과 비슷한 음악이 나올 거 같아서, 이번 앨범은 정말 회사 대표님과 실무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서 평소에 전혀 안 하던… 뭐랄까 팝 느낌의 노래도 있고 록 가미한 노래들도 있고 아마 팬분들은 많이 놀라실 거 같다"라고 전망했다.
타이틀곡 '그렇지 않아'는 기존 규현이 타이틀로 들려준 발라드가 아닌, 모던 록 밴드 사운드다. 규현은 "데모가 너무 좋아서 데모 버전이 더 좋은 게 아닌가"라며 "너무 슬프고 모두가 한 번쯤 공감할 만한 가사가 들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전에 다른 선배님께서 말씀하셨던 건데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하면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하셔서 공감이 많이 갔다"라고 운을 뗀 규현은 "이 곡('그렇지 않아')이 대중분들께서 좀 더 좋아해 주시는 곡이 아닐까 했다"라고 말했다. 사내 투표에서도 반응이 좋았다고.
대부분 노래가 3분 전후로 나오는 요즘 트렌드와 다르게 '그렇지 않아'는 꽤 길다. 규현은 "요즘에는 노래가 3분 안 넘어가는데 이 노래 4분 15초다. 너무 옛날 스타일이다. 저는 과감하게 2절을 잘라야 하지 않나 했는데, '무조건 이게 잘돼야 해' 이것보다는 우리가 보여드리고 싶은 음악성이 있어서 (이렇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안테나에서의 곡 작업 방식은 어떻게 달랐는지 묻자, 규현은 "좀 놀랐던 거는 회사 대표님이 녹음실에 여섯 시간이나 앉아계시더라"라고 답했다. 이어 "저희(SM)는 컨펌(확인) 단계가 많고 또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이런 게 많은데 (안테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수정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규현은 "음악 만드는 계통의 일이라는 게 그렇게 크게 다르지가 않다. 회사에 계신 A&R 직원분들께서 너무 좋은 곡들을 수집해 주시고 저한테 의견도 물어봐 주셨다"라며 "체계가 굉장히 간략하고 단순화되어 있어서 빠르게 빠르게 피드백이 됐던 거 같다"라고 부연했다.
규현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은 4번 트랙 '사랑이었을까'였다. 규현은 "이런 류의 노래들을 제가 너무 좋아해서 사실은 대표님과 좀 마찰이 있었다. 이걸 타이틀로 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고. 2번 트랙인 '그렇지 않아'도 듣다 보니까 저의 마음에 쏙 들어서 역시 대표님과, 회사의 선구안이 있었다면서 접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외에도 록 베이스의 팝 '리스타트'(RESTART), 규현표 발라드라고 할 수 있는 '천천히, 느리게', 클래식하면서도 서정적인 발라드 '사랑이었을까', 대곡 스타일의 팝 발라드 '레인보우'(Rainbow), 슈퍼주니어 예성과 려욱이 함께한 K.R.Y. 유닛곡인 '너여서 그래'까지 총 6곡이 실렸다.
본인이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곡은 무엇일까. 규현은 "'리스타트'라는 노래가 제가 처음으로 녹음한 노래라 굉장히 의욕 가득하게 세 시간 동안 코러스만 하고, 노래 녹음도 4시간 하고 되게 열정을 쏟아가면서 불렀다"라고 답했다. 이어 "되게 설레고 다시 어딘가로 새출발하는구나, 새 앨범이 나오는구나 이런 행복한 감정이 들어서 저한테는 완성도 높은 노래라고 생각한다"라고 바라봤다.
새 소속사 안테나에서 새출발하면서 유희열 대표와 나눈 이야기가 있는지 묻자, 규현은 "대표님은 이런 얘기를 하시는 걸 좋아하실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관심이 많으시다. 오늘은 뭘 했구나, 잘했다, 아이고 못 가서 어떡해, 모레는 갈게 이렇게 애정 되게 많이 가져주신다"라고 답했다.
또한 "음악적인 방향도 저와 얘기했을 때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 보자,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대단하게 뭘 벌리고 이런 것보다는 하나하나 단계식으로 쌓아가 보자, 나중에 큰 공연장에서 할 수 있는 공연형 가수가 되어 보자 했다"라고 말했다.
소속사가 바뀐 것이 '솔로 가수' 규현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전망을 부탁하자 규현은 "전 되게 좋게 보고 있다"라며 웃었다. 그는 "이전에 있었던, 제가 너무 사랑하는, 지금도 '핑크 블러드'(SM 소속 가수와 노래 등을 좋아하는 팬을 이르는 말)지만, SM은 워낙에 힙하고 트렌디한 댄스곡 이런 류에 강세가 있다면, 지금 몸담은 안테나는 제가 364일 발라드를 듣는 사람으로서 서정적인 음악과 솔로 음악을 잘 케어해 주신다고 저 혼자 생각하고 있어서 저는 전망이 좋다고 본다"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364일 발라드를 듣는다'라는 취향이 앞으로 '솔로 규현'의 음악에 영향을 미칠지 궁금했다. 이에 규현은 "364일 발라드를 듣고 나머지 하루는 캐럴을 듣는다. (이 취향은 제 솔로) 방향성을 말씀드리는 건 아니고,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도 하겠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도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규현의 새 미니앨범 '리스타트'는 오늘(9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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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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