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케인·클린스만도 슬퍼했다, '독일 레전드' 베켄바워 별세... 축구계 '추모 물결'

이원희 기자 2024. 1. 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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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선수 시절 프란츠 베켄바워. /AFPBBNews=뉴스1
프란츠 베켄바워. /AFPBBNews=뉴스1
전 세계 축구계가 슬퍼했다. 유명스타들도 세상을 떠난 독일 축구의 전설 프란츠 베켄바워를 추모했다.

독일의 dpa통신, 빌트 등 복수 매체들은 9일(한국시간) 베켄바워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향년 78세. 베켄바워의 가족은 dpa통신에 성명을 보내 "아버지이자 남편인 베켄바워가 지난 일요일(현지시간 7일) 별세했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소식을 전했다.

충격적인 소식에 축구계도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이날 자신의 SNS에 베켄바워의 현역 시절 사진을 업로드했다. 또 '고이 잠드소서'를 뜻하는 이니셜 'Q.E.P.D'를 붙여 애도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활약했던 세계적인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도 베켄바워의 사진과 함께 '레스트 인 피스 레전드'라고 썼다.

베켄바워는 세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 레전드다. 브라질 축구황제 펠레,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 등과 함께 가장 뛰어난 선수로 꼽힌다. 베켄바워는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1972년과 1976년 2번이나 차지했다. 베켄바워의 포지션이 다른 선수들보다 덜 주목받는 수비수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위대한 업적이다. 실제로 수비수로서 발롱도르를 두 번이나 받은 선수는 베켄바워가 유일하다. 베켄바워는 독일 올해의 축구선수상도 4번이나 수상했다.

베켄바워는 수비수임에도 공격적 롤을 수행했던 '리베로'의 대표 선수로 꼽힌다. 센터백이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해내며 경기 중 전진 드리블을 자주 보여줬다. 후방에서 순식간에 페널티박스까지 전진해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모습이 많았다. 1974년에는 독일 국가대표 주장으로 서독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또 대한민국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뛰고 있는 뮌헨의 전설적인 선수이기도 했다. 캡틴 완장을 달고 베켄바워는 분데스리가 우승 4회, 유러피언컵 3연패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덕분에 뮌헨도 1970년대 최전성기를 누렸다. 베켄바워의 뛰어난 리더십에 '카이저(황제)'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뮌헨 입장에서 베켄바워의 비보는 남다르게 다가왔을 터. 베켄바워의 후배이자 또 다른 독일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는 "베켄바워의 사망 소식은 큰 충격이다. 그의 사망은 독일뿐 아니라 축구계에도 큰 손실"이라며 "그는 선수와 감독뿐 아니라 그라운드 밖에서 사람으로서도 위대했다"고 떠올렸다. 마테우스는 1984년부터 1988년,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뮌헨에서 활약했다.

프란츠 베켄바워(왼쪽)와 펠레. /AFPBBNews=뉴스1
프란츠 베켄바워. /AFPBBNews=뉴스1
뮌헨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도 "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우리 곁을 떠났다. 베켄바워의 업적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를 비롯해 자말 무시알라, 다욧 우파메카노, 요슈아 키미히도 베켄바워 사진을 업로드해 애도했다. 월드클래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는 베켄바워가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는 모습을 게재했다. 지난 해 여름 뮌헨 유니폼을 입은 핵심 공격수 해리 케인도 추모에 동참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카이저(베켄바워)는 여러 시대와 세대를 걸쳐 축구 열정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독일 최고 축구 선수였던 그를 모두가 그리워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오넬 메시. /AFPBBNews=뉴스1
해리 케인. /AFPBBNews=뉴스1
베켄바워는 선수 말년 미국에서 보냈다. 1977년 뉴욕 코스모스에 입단해 4시즌을 뛰며 우승 트로피를 3번이나 들어 올렸다. 베켄바워는 자신이 몸담았던 팀에서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진기록을 가지고 있다.

센터백으로 뛰고 있는 세르히오 라모스(세비야), 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 등도 베켄바워를 추모했다. 라모스는 "레전드이자 선구자에게 작별을 고한다. 베켄바워는 이후 세대의 수비수들을 위한 롤모델이었다. 편히 잠드소서. 카이저"라고 적었다.

마누엘 노이어. /AFPBBNews=뉴스1
세르히오 라모스. /AFPBBNews=뉴스1
'독일 축구 전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도 눈물을 흘렸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오전 팀 훈련 전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오늘이 나에게는 매우 슬픈 날이다. 베켄바워 감독님은 나에게 월드컵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게 해주신 분이고 축구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 오늘의 나를 성장시켜준 나에게 매우 중요한 분이시기에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겠지만 여러분들과 이 슬픔을 같이 극복하고자 한다. 오늘도 우리 최선을 다해서 훈련에 임하자"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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