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케인·클린스만도 슬퍼했다, '독일 레전드' 베켄바워 별세... 축구계 '추모 물결'
독일의 dpa통신, 빌트 등 복수 매체들은 9일(한국시간) 베켄바워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향년 78세. 베켄바워의 가족은 dpa통신에 성명을 보내 "아버지이자 남편인 베켄바워가 지난 일요일(현지시간 7일) 별세했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소식을 전했다.
충격적인 소식에 축구계도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이날 자신의 SNS에 베켄바워의 현역 시절 사진을 업로드했다. 또 '고이 잠드소서'를 뜻하는 이니셜 'Q.E.P.D'를 붙여 애도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활약했던 세계적인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도 베켄바워의 사진과 함께 '레스트 인 피스 레전드'라고 썼다.
베켄바워는 세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 레전드다. 브라질 축구황제 펠레,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 등과 함께 가장 뛰어난 선수로 꼽힌다. 베켄바워는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1972년과 1976년 2번이나 차지했다. 베켄바워의 포지션이 다른 선수들보다 덜 주목받는 수비수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위대한 업적이다. 실제로 수비수로서 발롱도르를 두 번이나 받은 선수는 베켄바워가 유일하다. 베켄바워는 독일 올해의 축구선수상도 4번이나 수상했다.
베켄바워는 수비수임에도 공격적 롤을 수행했던 '리베로'의 대표 선수로 꼽힌다. 센터백이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해내며 경기 중 전진 드리블을 자주 보여줬다. 후방에서 순식간에 페널티박스까지 전진해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모습이 많았다. 1974년에는 독일 국가대표 주장으로 서독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또 대한민국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뛰고 있는 뮌헨의 전설적인 선수이기도 했다. 캡틴 완장을 달고 베켄바워는 분데스리가 우승 4회, 유러피언컵 3연패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덕분에 뮌헨도 1970년대 최전성기를 누렸다. 베켄바워의 뛰어난 리더십에 '카이저(황제)'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뮌헨 입장에서 베켄바워의 비보는 남다르게 다가왔을 터. 베켄바워의 후배이자 또 다른 독일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는 "베켄바워의 사망 소식은 큰 충격이다. 그의 사망은 독일뿐 아니라 축구계에도 큰 손실"이라며 "그는 선수와 감독뿐 아니라 그라운드 밖에서 사람으로서도 위대했다"고 떠올렸다. 마테우스는 1984년부터 1988년,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뮌헨에서 활약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카이저(베켄바워)는 여러 시대와 세대를 걸쳐 축구 열정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독일 최고 축구 선수였던 그를 모두가 그리워할 것"이라고 전했다.
센터백으로 뛰고 있는 세르히오 라모스(세비야), 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 등도 베켄바워를 추모했다. 라모스는 "레전드이자 선구자에게 작별을 고한다. 베켄바워는 이후 세대의 수비수들을 위한 롤모델이었다. 편히 잠드소서. 카이저"라고 적었다.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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