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써야하나"…1ℓ 생수병서 미세 플라스틱 입자 24만개 검출

美 대학 연구팀 "건강에 어떤 영향 미칠지 아직 검증 안돼"
국제생수협회 "이러한 보도 소비자 불필요하게 겁주는 것"

[밀라노=AP/뉴시스] 플라스틱 생수병 안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수십만 개 이상이 들어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AP통신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은 이탈리아 밀라노 스포르체스코성의 공공 분수대에서 병에 물을 채우고 있는 모습. 2024.01.09.

[서울=뉴시스] 이동현 인턴 기자 = 플라스틱 생수병 안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수십만 개 이상이 들어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와 럿거스대학교 연구팀은 미국 내에서 판매 중인 세 가지 생수 제품을 조사한 결과 평균 약 24만 개에 달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8년 다른 연구에서 조사한 미세 플라스틱의 크기인 5㎜에서 1㎛(마이크로미터)보다 더 작은 1㎚(나노미터) 단위의 초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더 작은 미세 플라스틱 입자의 함량을 조사한 결과 기존의 수치보다 약 10~100배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라고 밝혔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컬럼비아대 물리화학자 나이신 치엔은 "대부분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병 자체와 다른 오염 물질을 차단하는 데 사용되는 삼투막 필터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연구에 사용한 생수병을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이 제품들은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건강에 해로운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럿거스대 과학자 피비 스테이플턴은 "이 문제에 대해 현재 검토 중이다"라며 "미세 플라스틱이 세포와 어떤 작용을 하는지, 얼마나 위험한지 아직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국제생수협회는 성명을 통해 "현재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건강에 잠재적인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표준화된 측정 방법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과학적 합의도 없다"라며 "생수병에 포함된 이러한 입자에 대한 언론 보도는 소비자를 불필요하게 겁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위험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듀크대학교 의학과 교수인 제이슨 소마렐리는 "플라스틱 자체의 위험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세 플라스틱에는 DNA 손상을 유발하고 세포의 기능을 바꿀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화학 첨가제가 포함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컬럼비아대의 화학자 베이잔 얀은 "미세 플라스틱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것이 걱정된다면 일회용 플라스틱 대신 재사용 가능한 병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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