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 2단계’ 큰불 났던 인천 호텔...불법 용도변경 확인돼

지난 달 17일 큰불이 발생한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호텔 옥상에서 투숙객들이 옆 건물로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50여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큰 화재가 발생했던 인천 남동구 호텔의 객실 일부가 불법으로 용도가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남동구는 건축법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남동구 논현동 호텔 건물 내 오피스텔 소유주들을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남동구는 호텔 건물을 조사한 결과 2~6층 오피스텔 65실이 오피스텔에서 호텔로 불법 용도 변경된 정황을 확인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화재 진화로 현장이 많이 훼손돼 어려움이 있었지만, 해당 건물 2~6층에서 투숙을 했다는 인터넷 후기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정확한 수사를 위해 60여명으로 예상되는 소유주를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호텔 건물이 들어선 땅은 전체 건물의 70%까지만 숙박시설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다”며 “호텔 측이 오피스텔을 호텔로 바꿔 사용하면서 이를 어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남동구가 고발 예정인 호텔 건물은 지하 3층, 지상 18층에 215실 규모로, 지난 2015년 9월 준공됐다. 당시 2~6층 65실은 오피스텔, 7~18층 150실은 호텔로 승인됐다. 이 건물은 지난 2016년 3월에도 오피스텔로 승인된 공간을 호텔로 변경했다가 적발돼 원상복구 조치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피스텔은 사무용이나 주거용으로만 활용해야 한다.

이 호텔에선 지난달 17일 오후 9시 1분쯤 기계식 주차장에서 전기적 요인에 따른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내리고, 장비 130대와 소방 인력 270여 명을 투입해 1시간 30분만에 진화했다. 이 불로 총 5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중 2명은 중상자, 13명은 경상자로 분류됐다. 나머지 39명은 단순 연기 흡입 환자로 당일 병원 진료 뒤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