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피의자 김모씨 “이재명 숨지면 ‘변명문’ 언론사에 보내라”

권기정 기자 2024. 1. 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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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조력자에 언론사 5곳 발송 부탁
습격 실패 땐 자신의 가족에 발송 요청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김모씨가 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습격범 김모씨(67)는 자신의 범행이 성공하면 언론사에 변명문을 발송해달라고 지인 A씨(70대)에게 부탁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패하면 가족에게 보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표 피습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김씨의 범행을 사전에 알고도 이를 방조한 혐의로 긴급체포한 A씨를 지난 8일 밤 석방했다. A씨는 김씨가 자신의 범행 동기와 신념 등을 담아 작성한 일명 ‘변명문’(8쪽짜리 문건)을 우편 발송해주기로 약속했으며, 이를 실행에 옮긴 혐의를 받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A씨에게 이 대표가 숨지면 변명문을 국내 주요 언론사 5곳에 우편 발송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 습격에 실패할 경우 변명문을 자신의 가족에게 발송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A씨는 이를 승낙했으며 이 대표가 중상을 입고 병원치료를 받자 변명문을 김씨 가족에게 보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A씨가 사전에 김씨 범행을 알고 있었으나 범행을 공모하기보다는 단순 방조자, 조력자로 보고 있다.

경찰은 가담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고 고령인 점, 관련자 진술 등으로 혐의가 충분한 점,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어 석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살인미수방조혐의로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 7일 오후 충남 아산에서 긴급 체포됐으며 8일 오후 11시30분까지 부산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았다.

한편 경찰은 이날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고 김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비공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신상정보공개위는 신상공개를 통해 얻게될 공공이익이 신상정보 공개로 인한 인격권 침해 우려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또래 살인’을 저지른 정유정씨(25)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하면서 “범죄의 중대성, 잔인성 인정되고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 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밝힌 결정과 배치된다.

신상정보공개위원회는 7인 이상으로 구성되며 외부 인원이 2분의 1 이상 참여해야 한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사건,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거나 국민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경우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경찰은 또 김씨의 당적과 관련해 국민 알 권리 차원에서 검찰과 공개 여부를 협의하려 했으나 정당법상 비공개가 원칙이고 이를 누설하면 처벌받기 때문에 오는 10일로 예정된 최종 수사 발표에서 당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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