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빨라지는 민주당 분당시계… 혁신계 `원칙과상식`도 금명 탈당
더불어민주당의 분당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당내 혁신계 모임인 '원칙과상식'도 최후 통첩을 날렸다. 원칙과상식 의원들과 가까운 의원들이 탈당을 만류하는 한편, 이 전 대표의 '민주당 의원 44% 전과자' 발언을 두고는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잠시 주춤했던 분당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원칙과상식 결국 '탈당'= 원칙과상식 소속인 조 의원은 10일까지 대표직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답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9일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한 공중파 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에게 하루의 시간이 남았다"며 "그 시간에 우리 요구에 답을 주지 않으면 (국회 기자회견 공간인) 소통관에 설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호) 3번, 4번, 5번, 6번은 별 시너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제3지대 연대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결국 원칙과 상식은 10일 오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조 의원을 비롯해 이원욱·김종민·윤영찬 의원 등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전날 오후 모여 자신들의 거취와 관련한 논의를 하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출판 기념회를 열기도 했다. 기념회에는 원칙과 상식 소속 윤영찬·이원욱 의원, 이낙연 전 대표, 이준석 위원장, 금태섭 새로운 대표 등이 참석했다.
그의 탈당을 만류하려는 민주당 의원들도 찾아왔다. 이들은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사람"(김영진 의원), "항상 민주당에서 함께 하고 싶다"(김성주 의원), "후배들 버리고 딴생각하시면 반드시 발병이 난다"(이소영 의원), "원칙과상식이 민주당을 나가는 건 민주당이 다 잃는 것"(박용진 의원), "민주당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사람"(박광온 의원)이라며 조 의원에게 마음을 돌릴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더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지금 (이 대표가) 얘기하는 단합은 삥 뜯고는 친구라고 하는 일진과 같다"며 "원팀과 원보이스 요구가 결국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초래하고 당내 민주주의 말살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에게 "안 그렇습니까"라고 하자, 이 전 대표는 "그걸 왜 저한테…"라고 하면서 머뭇거렸다. 순간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깊어지는 당내 갈등=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탈당을 앞둔 이 전 대표가 전날(8일) 지역방송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원들 167명 중 68명, 44%가 전과자"라고 직격하면서부터다.
당 안팎에선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하신 분들을 제외하면 16% 정도"라며 "본인은 어떻게 보면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의 많은 희생 대가로 여기까지 온 분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출신 김남국 무소속 의원은 "정말 추하다 못해 찌질한 정치인"이라며 "그동안 언론에서 잘 포장해 줘서 일반 국민은 젠틀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알고 있지만, 원래부터 오만함과 특권의식에 절어 꼬이고 삐뚤어진 성품의 사람"이라고 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당초 경실련이 공개했던 통계를 인용해서 도덕성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며 "비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원색적인 비난까지 받아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과자 발언 사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계산해보니 44%가 아니라 41%가 맞다. 무엇보다 그 숫자에는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 과정에서 실정법을 위반한 경우도 꽤 많이 포함된다"며 "제가 그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큰 실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민주화 영웅들의 희생을 높이 평가한다"며 "그 발언을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재명 리더십 위기 재점화=지난 2일 피습사건 이후 주춤했던 분당리스크가 가시화되면서 리더십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 뿐만 아니라 다른 인사들의 잇단 이탈로 원심력이 강해지는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위원장 체제로 전환한 후, 이 대표와 대선 후보 지지율 격차도 줄어든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인식이 심화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면서도 "이 대표를 비롯한 친명 지도부가 2선으로 물러날 진 미지수"라고 예상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명 숨졌는데…지진 지역에 성인용품 보낸 日인플루언서 "이재민 갖고 싶을 것"
- "형 저녁에 이것 먹어, 한번 먹어봐"…정용진이 칭찬한 경쟁사 제품은
- "여성 성욕, 383% 치솟았다"…성적 흥분도 높여주는 `환상의 식단`
- 미국 연구진 "생수 1ℓ에 플라스틱 입자가 무려 24만개"
- "한국男 80만명 어쩌냐"…결혼 못하는 이유는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
- 내년 6월부터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기간 3년 단축"
- [트럼프 2기 시동]트럼프 파격 인사… 뉴스앵커 국방장관, 머스크 정부효율위 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