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하는 공간에서 ‘인생 튜바’를 만나다[지역아동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6시 30분에 모두 강당에 모이세요!”
오늘은 은이의 예술고등학교 실기시험 전 마지막 연습에 우리 지역아동센터 아동들과 선생님들이 관객이 되는 날이다. 은이에게는 실기시험을 치르기 전에 공개적으로 연주를 하는 첫 자리여서 의미가 있고, 나 또한 ‘관악기를 이곳 지역아동센터에서 연주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 속에서 시작한 것이라 감회가 남달랐다.
나는 농촌 지역의 아동들도 누구나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꿈을 키워 갈 수 있도록 발판이 되고 싶다는 나름의 꿈을 가지고 출발했다. 그중 하나는 우리 지역아동센터를 오는 아동들은 누구나 한 가지의 악기를 가지고 자신의 꿈을 자유자재로 노래하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피아노학원이 없는 내남면에 살고 있는 친구들은 우리 지역아동센터에 오면 기본적으로 피아노를 배워서 좋아하는 동요나 간단한 곡 정도는 연주할 수 있게 됐다. 연말에는 그동안 연습해 왔던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발표회를 개최하는데, 그 시간 동안에는 아동들은 물론 믿고 맡겨 주신 보호자분들과 센터 종사자들 모두에게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다. 지역아동센터가 이곳에 있어야 하고,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들을 확인하는 순간이랄까?
은이는 튜바를 통해서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있다. 은이의 튜바 연주를 듣고, 또 다른 은이들이 자신들의 꿈을 하나하나 찾아가면 좋을 것 같다. 더불어 나도 이곳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아이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며 남은 날들을 보내고 싶다.
은이가 자신의 꿈을 향해 다가가는 묵직하고 안정적인 튜바의 음색에 취한 것처럼 나 또한 마치 힘든 일을 다 마치고, 오래된 연주홀에서 세상 다시 없을 편안한 모습으로 음악에 취해 있는 듯, 은이의 튜바 연주에 귀를 기울인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지역아동센터 등을 지원하는 아동권리보장원은 아동권리 증진, 돌봄, 아동보호, 자립지원 등 아동복지 정책과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개발 지원하는 아동권리 실현의 중심기관으로써 돌봄 사업의 효과적인 추진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www.ncrc.or.kr)
황원현(성동지역아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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